한글 장려도 좋지만… 한자 알아야 공부에 得
최근 출간된 ‘아이와 찾은 한자, 한 단어 마음 공부’(궁리출판)의 저자 우승희(39)씨는 12일 “7살 딸이 자라는 동안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며 ‘대학’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자식 기르는 것을 배운 뒤 시집가는 사람은 있지 않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이가 수도 없이 듣는 이 ‘미안’이라는 단어도 사실은 한자어로, 아직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未安]라는 뜻인데 한자 교육 축소로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 시절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가 마흔에 가까워 한자 공부에 대해 책을 내게 된 이유도 이런 안타까움에서였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한자어 대신 순수 한글 사용을 장려하는 교육 방향에도 일리는 있어요. 하지만 이미 우리 언어와 문화에 상당 부분 담겨 있는 한자를 공부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에게 손해가 아닐까요.” 저자는 “한자 공부를 하지 않은 아이들이 한자로 된 개념어가 많은 역사나 사회 교과서를 보면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문해력 저하의 원인에는 한자 교육의 부재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책에는 저자가 지난 1년간 딸과 함께 자주 쓰이는 한자 단어를 공부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도(人道)’ ‘공부(工夫)’ ‘창피(猖披)’ ‘응원(應援)’ 등 일상의 80개 단어 의미를 설명하고, ‘논어’ ‘맹자’ ‘서경’ 등 고전에서 해당 한자가 쓰인 구절의 의미도 풀이한다. 아이는 물론 부모도 유익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딸이 한번 알게 된 한자를 다른 단어에서도 발견하고 의미를 유추해보며 뿌듯해하더라”며 “아이가 자란 뒤 부모와 함께 공부했던 시간을 즐겁게 떠올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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