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뜻’이란 환상이 나의 생각을 조종한다?
유석재 기자 2023. 5. 13. 03:00
집단 착각
토드 로즈 지음 | 노정태 옮김 | 21세기북스 | 420쪽 | 2만4000원
코로나19 초창기에 북미 지역의 화장지는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었으나, 사람들이 ‘집에 휴지를 쌓아둬야 해!’라고 생각하게 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화장지 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던 저자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휴지 사재기에 동참했다. 마트의 화장지 매대는 금세 텅 비게 됐다. 저자는 “나 또한 집단 착각(collective illusion)에 빠져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한다.
‘평균의 종말’ ‘다크호스’ 등을 쓴 저자는 미국의 교육신경과학자다. 그는 집단의 선택이나 가치관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믿고 따르는 집단 착각의 현상을 신경과학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짚는다. 아무리 개인이 스스로를 자유 의지에 따라 올바르게 사고하는 존재라고 믿더라도, 소속돼 있는 크고 작은 집단의 무의식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은 집단이 올바르지 않은 결정을 내릴 때조차 비판 없이 습득하며, 심지어 실재(實在)하지도 않는 집단을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버리고 ‘남이 생각할 법한 결정’을 상상해 그 생각을 습득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자각하며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의심해야 집단 착각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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