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8 개발진 "호평일색을 더 경계하고 있다"

최은상 기자 2023. 5.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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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철권8 인터뷰 마련한 반다이남코
-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e스포츠 프로듀서(좌), 하라다 카츠히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반다이남코의 글로벌 인기 대전격투 게임 '철권8'의 하라다 카츠히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는 현재까지 진행한 테스트에서 유저들의 부정적 피드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12일 반다이남코는 플레이엑스포 컨퍼런스홀에서 철권8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하라다 프로듀서와 함께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e스포츠 프로듀서가 자리했다. 이케다 코헤이 게임 디렉터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인터뷰에 참여했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하라다 프로듀서는 "한국은 대전격투 게임 외에도 RTS, FPS, AOS 등 다양한 장르에 영향력이 큰 나라다"라며 "한국은 게임 문화를 잘 정착시켰다고 생각한다. TV 광고에도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며, 디지털 인프라 도입도 빨랐다. 시장 규모 이상으로 주목할 가치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번째 타이틀이 나온 이후로 시리즈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줄 몰랐다"라며 "새로운 세대 유저, 하물며 신입 사원까지 철권이 태어나기도 전에 출시했던 작품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충격받고 있다"라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라다 프로듀서는 철권8 테스트 시작한 이후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부정적이고 보수적인 피드백이 많이 들어왔다"라며 "그동안 신랄한 비판을 받고 많은 고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호평일색인 분위기 속 카츠히로 프로듀서는 이 상황이 오히려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평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 개인적으로 무섭다"라며 "개인적으로 아직 상급자조차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알기 쉽게 시스템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 하라다 카츠히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좌측부터), 코헤이 이케다 게임 디렉터,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e스포츠 프로듀서

Q. 스페셜스타일을 통해 최속 풍신권을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초심자를 위한 진입장벽 완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숙련자가 이를 사용하면 초심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라다 카츠히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초심자가 사용하는 최속 풍신권은 상급자가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더 느리다. 스페셜스타일이 아닌 커맨드를 통해 최속 풍신권을 사용하면 프레임이 더 빠르다. 동시에 사용하면 진다는 뜻이다. 

원래 철권의 기술은 단순히 먼저 쓴다고 강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 써도 강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다. 스페셜스타일은 초심자가 간편하게 기술을 사용하는 역할도 있지만, 상급자가 숙련도가 낮은 캐릭터를 익히는 용도로 도입한 것도 있다. 

 

Q. 하이킥 콤보를 삭제했는데 마샬 로우와 같은 2타 하이킥은 여전히 가능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하라다] 로우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모든 캐릭터가 상대방과의 거리가 멀면 하이킥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면서도 굉장히 쉬운 콤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이킥에 우연히 맞게 됐을 때 콤보의 기점이 되는 일이 많았다. 대전의 전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하면 철권 시리즈의 사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다. 로우는 캐릭터 개성으로 남겨둔 부분이다. 사상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하이킥은 로우라는 캐릭터의 아이덴티티와 같기 때문에 남겨놨다.  

[이케다 코헤이 디렉터] 하이킥은 철권8의 공격적인 게임성에 있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기술이었다. 그래서 너프시켰다. 하지만 로우는 본래 콘셉트가 하이킥을 위주로 운영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유지하게 됐다. 

 

Q. 철권8이 PC 버전으로도 나오는데 최소 사양과 최대 사양이 궁금하다.

[하라다] PC 스펙은 발매 직전까지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출시 시점의 PC 사양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재도 계속 조정 중이다. 

 

Q. 스페셜스타일을 사용하니 숙련자와 대결해도 어느정도 대결이 가능했다. 실제 테스트에서도 초보자와 숙련자 간의 격차를 고려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는가?

[하라다]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넣자는 기조는 철권7부터 고려했다. 일단 스페셜스타일은 메뉴얼 플레이와 구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버튼 하나만으로 기술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곧 상급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가령, 상급자가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사용할 때 공중 콤보를 잘 모른다면 스페셜스타일로 이를 바꿔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렇듯 중급자 이상의 플레이어가 캐릭터 이해도가 낮을 때 이를 높이는 용도로도 사용할수 있다.

[이케다] 자기보다 더 잘하는 상대와 대등하게 대전을 했다는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다. 스페셜스타일은 버튼 하나로 커맨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공격이 바로 나가 히트를 하게 된다면 밸런스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커맨드 조작에 비해 프레임이 더 높게 조절했다. 

- 스페셜스타일이란 기술 커맨드를 원버튼으로 바꿔 보다 쉽게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Q.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는가? 

[하라다] 그동안 철권에 대한 지식이 높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더 나아가 베타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할 계획이 있다. 다만, 일정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Q. 철권8이 적용된 TWT 대회는 언제부터 시작할 계획이며 시스템으로 인한 변경사항이 있는지 궁금하다. 

[야스다 나오야 e스포츠 프로듀서] TWT 2023은 현재 준비 중이다. 그 이후 단계는 아직이다. 철권8 발매 후 이를 TWT에 최대한 빠르게 적용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철권 월드 투어는 세계제일의 선수를 정하는 의미보다는 많은 유저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보상으로 월드 투어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는데 철권8에서도 이를 더욱 진화시켜 적용할 계획이 있다. 

 

Q.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어린 프로게이머 육성에 대해 신경 쓰고 있을 것 같다. 

[야스다] 한국에는 상당한 실력을 프로게이머와 그에 필적하는 실력을 가진 유저들이 많다. 10대 유저들이 지금보다 많이 등장을 해서 환경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 그 일환으로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다. 

 

Q. 철권 프로게이머에게는 어떤 피드백을 전달 받았는지 궁금하다.  

[야스다] 알파 테스트는 프랑스,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진행했다.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다. 특히, 철권7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한 선수는 더욱 좋은 피드백을 남겼다. 

[하라다] 철권8에 대한 의견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호평' 그 자체다. 호평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 개인적으로 무섭다. 과거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부정적이고 보수적인 피드백이 많이 들어왔다. 그동안 신랄한 비판을 받고 많은 고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없다.

철권8은 익명 앙케이드도 정말 많이했는데, 이것조차 호평이 대부분이다. 사실 익명이기 때문에 허심탄회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건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가끔 "나를 은퇴시키려는 적대세력의 음모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조금 진지하게 말하면 "아직 상급자조차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욱 알기 쉽게 시스템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현재 조정 중이다. 조정된 시스템은 조만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철권은 '맞으면서 배우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큰 진입장벽 높은 게임이다. 신규 유저에게 철권8을 권할 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하라다] 철권8은 스페셜스타일이 있기 떄문에 진입하기 쉬운 게임이다. 그 외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시스템이 많다.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 가령 "철권을 잘 못하는데 입문해도 괜찮을까", "30년이나 된 게임인데 시작해도 될까" 등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개발했고, 그에 걸맞은 게임이 됐다고 생각한다. 

 

Q. 게스트 캐릭터가 철권8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하라다] 개발에 있어 게스트 캐릭터가 항상 전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원래 게스트 캐릭터라는 것이 게임의 상승 효과를 고려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 게스트 캐릭터란 철권 세계관에 없는 콜라보 캐릭터를 의미한다 

Q. 준 카즈마가 공개되며 구작 캐릭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준 이외 구작 캐릭터가 더 등장할 계획 있는가? 나온다면 몇 종류나 나올지 궁금하다. 

[하라다] 역대 캐릭터 재등장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돈과 시간만 있다면 다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캐릭터가 많아진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가령 60~70명의 캐릭터를 내면 상급자들은 숙련시켜야할 캐릭터만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초심자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한번에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면 모두에게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스트리트 파이터5'도 그렇고 싱글 플레이에 콘텐츠를 투자하는 게임이 많아졌다. 철권8도 싱글 플레이와 관련된 모드가 있는가?

[하라다] 싱글 플레이 측면에서 나 역시 스트리트 파이터5를 기대하고 있다. 게임에 대해 플레이어들은 모두 다른 의견을 내는 법이다. 누군가는 긴 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선호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즐길 콘텐츠의 수가 많은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철권8은 시간과 내용에 굉장히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지금 말하면 윗분들에게 혼나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 다만, 콘텐츠 볼륨을 상당히 키워놨다고 말하고 싶다. 12만원으로 출시해도 괜찮다고 느낄 정도로 만들었다. 

 

Q. 철권7에서는 기술 프레임을 알기 위해서는 별도 DLC를 구매해야 하는 등 트레이닝 모드의 사용 난도가 높았다. 철권8에서 튜토리얼이나 트레이닝 모드가 보완되거나 바뀐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라다] 튜토리얼은 오히려 초심자보다 중급자에게 더 어울린다고 본다. 초심자들은 기술을 연마하고, 콤보를 익히는 것 보단 게임을 즐기는 것을 우선한다. 초보자가 어떻게 적응해나갈지는 앞으로의 정보를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기술 프레임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미 초보자는 아니다. 

 

Q. 마지막으로 철권8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야스다] 철권8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아직 밝히지 않는 부분도 많다. 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

[이케다] 개발이 바빠서 한국에 직접 오지는 못했지만 온라인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철권8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하라다] 이케다는 기자 출신으로 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런 만큼 유저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디렉터라고 확신한다. 게임 마켓 사이즈와 인구수를 보면 한국은 유럽과 북미에 비해 훨씬 작지만,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일본이 전체 마켓 비중이 약 3%인데, 한국도 이와 비슷하다. 그래도 영향력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철권8은 게임센터가 아니라 가정용으로 먼저 출시된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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