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 故서세원에 '가스라이팅+의처증' 피해...母 "질질 끌려가는 딸 목격" ('금쪽상담소')[종합]

정안지 2023. 5. 1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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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배우 서정희가 결혼 생활을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유방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서정희와 딸의 투병 생활을 함께 한 모친 장복숙 여사가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3월 갑작스러운 유방암 판정을 받은 서정희. 그는 "지난주에 재건 수술을 했다"면서 전체 조직을 들어냈던 한쪽 가슴을 다시 채웠다고. 서정희는 "이 스케줄을 잡고 나서 수술을 하려니 '모습이 안 예쁘게 나올텐데, 왜 저러냐고 말이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그런 강박이 생겨서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가슴 재건 수술을 거부했다는 서정희는 "사실 나이가 있지 않냐. 굳이 60대인데 가슴 한쪽이 필요하냐. 남은 가슴 한쪽도 자르자"면서 "딸과 엄마가 '노력해서 지켜온 아름다운 몸인데'라고 설득했다. 생살을 늘리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털어놨다.

서정희는 "가슴 절제 수술보다 머리카락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 더 컸다. 삭발한 제 모습을 볼 때 더 힘들더라. 그때 마음이 많이 무너졌다"면서 "나는 언제 다시 긴 머리카락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서정희는 결혼 생활도 털어놨다. 장복숙 여사는 이혼 후 서정희의 상태에 대해 "말도 못한다. 암 걸려서 수술한 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때에 비하면"이라고 떠올렸다. 서정희는 "이혼 후 나가라고 누가 말을 안하면 나갈 수 없더라. 전 혼자니까 나갈 수 있는데"면서 "울면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너 이럴꺼냐'면서 둘이 운 적이 있다. 너무 미안했다"고 떠올렸다.

과거 전 남편 서세원이 엘리베이터 등에서 서정희를 무차별하게 폭행한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던 바. 이를 직접 목격했다는 어머니는 "얘를 어디 때릴 데가 있다고 길에서 질질질 끌고. 부모로서 오죽했겠냐"며 딸을 지키기 위해 쓰러질 수조차 없었던 엄마였다. 이어 "그때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 애를 너무 세뇌를 시켰다. 애를 완전히 바보로 살게 만들어놨다. 사람이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서정희는 "남들은 '그렇게 힘들면 나와야지', '헤어졌어야지'라고 쉽게 말들을 하는데 저는 힘든 게 힘든 게 아니었다. 힘든 것도 견딜만 했다"면서 "'왜 이혼하지? 나처럼 참으면 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엄마 그렇게 살면 안돼'라면서 종용할 때 전 남편보다 아이들이 원망스럽더라"면서 "'왜 나한테 이혼을 종용을 하고, 조용히 있으면 넘어갈 일인데'라면서 이혼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보이지 않은 수갑은 결혼 생활이었다"고 했고, 서정희는 "수갑을 풀어주고 사슬을 풀어줬는데 나갈 수 없었던 거다"고 했다.

19세에 결혼한 서정희는 첫째 딸을 20세, 둘째 아들을 22세에 출산했다. 미국에 사는 친정 식구들과 떨어져 혼자 한국에서 지냈던 서정희는 "남편을 믿고 따르는 것 외에는 저는 길도 모른다.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전 남편이 다 버렸다. 남편이 저를 위한다고 생각을 했다"면서 "'가정에만 충실하라'는 명을 받은거다. 그래서 모든 걸 남편 뜻대로 하기 위해 살았다"며 결혼 생활동안 모든 귀를 닫아버린 서정희였다.

겉으로는 호강하며 화목하게 사는 듯 보였지만 한번도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지 못했던 어머니. 서정희에게 자유가 하나도 없었다고. 어머니는 "의심이다. 집에 전화 했는데 없다고 하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전화가 온다"면서 "나쁜 말로 너 때문에 병 걸린 남자 아니냐고 했다. 얘는 모르더라"고 했다. 그러자 서정희는 "저를 사랑해서 그렇다고 믿었다.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다"면서 "전 남편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전 남편에게 잘 보일까, 어떻게 하면 인정해줄까', 인정 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표현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정 받을 때도 많았다. 그러면 저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혼나면 한번에 다 무너졌다"면서 "세상 사람들의 인정보다 더 아이들의 인정보다는 전 남편에 대한 인정이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서정희는 "이혼 후 가장 힘들었던 게 인정 받을 대상이 없어졌다는 게 더 힘들더라. 그 대상이 없어지니까 더 무너지고 못 살것 같더라"면서 극단적인 생각으로 삶의 의욕조차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가스라이팅, 심리적 지배를 받은 사람들들과 유사한 표현을 해서 마음이 덜컥 내려 앉았다"면서 "가정폭력은 단순 폭력과 다르게 가스라이팅을 동반한다. 사랑이란 감정을 앞세워서 가스라이팅한다"고 설명했다.

서정희는 "아들이 '엄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이단 교주를 섬기듯 살았다'고 했다. 최근 이단 종교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와 유사한 사람들을 많이 발견했다"면서 "그것이 저의 모습인 줄 몰랐다. 어둠 속에 있을 때 발견하지 못했던, 그러나 나와 보니까 그곳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냈다. 사람들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라고 하지 않나. 정말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맹목적으로 순종했던 것들을 보는 게 두렵고 힘들다. 열아홉살에 결혼하고 환갑이 넘었다. 제 모든 삶이 다 잘못된 걸까? 그렇지 않다고 저는 믿고 싶은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정희는 "요즘 병원에서 환우들을 볼 때가 가장 편하다. 저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고 같이 공감하고 위로를 나누는데 그것이 진정성 있고 거기서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고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다 제쳐두고 가장 중심은 서정희의 건강, 내 몸과 마음이 이기적인 말을 들을만큼 본인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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