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 능가하는 시대에 ‘인간다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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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일고 있다.
챗GPT가 특히 주목을 받는 건, 그간 AI가 우리 사회 이면에서 활동한 것과 달리 이번엔 우리의 삶 전면에 등장, 일반인 누구나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AI가 인간을 능가한다면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인간과 AI의 판단 중 무엇을 더 신뢰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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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후의 세계/헨리 키신저·에릭 슈밋·대니얼 허튼로커/김고명 옮김/윌북/1만9800원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일고 있다. 챗GPT가 특히 주목을 받는 건, 그간 AI가 우리 사회 이면에서 활동한 것과 달리 이번엔 우리의 삶 전면에 등장, 일반인 누구나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AI는 이런 체스 같은 판 위의 경기에서만이 아니라 인간을 능가하기 특히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던 자연어 처리 기술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챗GPT를 통해 만들어진 글이 진짜인지, 챗GPT와의 대화와 인간과의 대화를 구별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기술이 인간과 비슷해지면서 ‘인간다움’에 대한 우려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AI가 인간을 능가한다면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인간과 AI의 판단 중 무엇을 더 신뢰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다.
우리는 사실 어떤 과정을 통해 AI가 답을 내놓는지조차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AI 기술은 어떤 한 분야, 예를 들면 체스, 또는 그림, 언어적 물음에 대한 답변 등으로 세분돼 있지만 언젠가는 이런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AGI가 내리는 판단을 어떤 인간은 신의 계시처럼 받들 수 있고, 누군가는 AI에 반기를 들고 인간성 회복 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
만약 AI가 주도적으로 국가의 외교 정책이나 전쟁의 전술을 결정하게 된다면 인간 개개인의 목숨보다 국가적 승리를 우선하게 될 수도 있다. 여전히 우리는 이러한 AI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모든 국가가 이러한 통제에 동의할지, 누가 AI의 기술을 관리하는 주체가 될지조차 지금으로선 불확실하다.
저자들은 AI를 터부시해야 할 기술로 보진 않는다. 이미 AI 변혁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된 듯 보인다. 그들은 대신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음을 상기시킨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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