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 5개월여 앞둔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12일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등에 따르면 허 집행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사의 표명은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직제의 운영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영화제가 사실상 공동위원장 체제로 가는 것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 집행위원장 사표 표명으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 아래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기획과 방향, 초청 영화 선정 등 영화 업무 전반과 일반 행정, 예산 등을 총괄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운영위원장 직제를 도입해 이 자리에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선임했다. 운영위원장 신설은 ‘집행위원장을 2인 이내 둘 수 있다’는 정관에 근거했다.
영화제 측은 조 운영위원장 위촉 관련 보도자료에서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획, 신인 감독 및 작품 발굴 등 영화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조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일반 사무, 행정,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동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허 집행위원장은 임시총회 이틀 뒤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BIFF를 떠나겠다”고 주변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주변에선 “허 집행위원장이 사의 표명 이유를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동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영화계 일각에선 “운영위원장 신설 직제를 도입하면서 집행위원장과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 이용관 이사장 지도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지난 3월 공식 상영작 모집공고 후 개·폐막작 선정, 전체 초청 영화 선정 조율, 감독과 배우 초청 섭외 등 중요한 시기에 집행위원장 공석이 발생한 상황이 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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