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사지선다’ 장민재, SSG 타선 농락...“뭘 던질지 모르겠다” [SS스타]

김동영 2023. 5. 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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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베테랑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한 번에 뚫어냈다. 한화 장민재(33)가 시원한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미친 사지선다’가 일품이었다.

장민재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뽐냈다.

장민재를 앞세운 한화는 5-2의 승리를 거뒀다. 채은성이 선제 결승 스리런을 쐈고, 노시환이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최근 3연승이다. 5일 만에 다시 3연승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최원호 감독은 데뷔전에서 승리를 품었다.

장민재는 개인 2승(2패)째를 따냈다. 지난달 13일 광주 KIA전 이후 29일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1에서 2.32로 더 낮췄다.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아도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포심 최고 구속이 시속 140㎞이 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38㎞에 불과했다. 그만큼 제구가 좋다는 의미다. 시즌 19탈삼진에 7볼넷이다. 비율이 2.71에 달한다.

여기에 주무기 포크볼이 위력을 떨친다. 사실상 속구-포크볼 투 피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포심 41개를, 포크 37개를 뿌렸다. 커브 9개, 슬라이더 8개가 있었으나 ‘전가의 보도’는 역시나 포크볼이었다.

한화 장민재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에 선발로 나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기본적으로 속구와 포크볼은 손을 떠났을 때 궤적이 같다. 속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지는 공이 포크볼이다. 상대 머리만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날 장민재가 그랬다. SSG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빗맞은 파울도 여럿 나왔다. 속구가 올지, 포크가 올지 알 수가 없으니 제대로 대응이 안 된다.

포심을 기다리고 있는데 포크가 오면 밸런스타 흐트러지고, 포크를 노리는데 속구가 오면 배트가 늦다. 타자 입장에서는 ‘괴로운 이지선다’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간간이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으니 효과는 배가된다. 커브가 9.5%, 슬라이더가 8.4%였다. 아주 적지는 않았다. 이날 중계를 맡은 이대형 해설위원은 “장민재가 어떤 공을 던질지 모르겠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가뜩이나 속구-포크로도 정신이 없는데, 커브-슬라이더까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장민재가 스스로 상대에게 ‘지옥의 사지선다’를 선물했다. 제대로 통했다.

위기관리까지 됐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맞지 않았다. 1점을 주기는 했는데 희생플라이로 준 점수다. 자책점도 아니었다. 자신의 실책이 시작점이 된 것은 맞지만, 어쨌든 기록상 비자책 1실점이다.

한화 장민재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 전에 선발 등판해 6회 1사 1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1회말 선두 추신수에게 우측 2루타를 맞고 시작했다. 최주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최정에게 볼넷을 줬지만,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 처리했고, 2루로 달린 최정을 포수 박상언이 저격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말에는 한유섬-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김성현에게 희생번트를 줬다. 1사 2,3루 위기. 오태곤-김민식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득점권 4타수 무피안타다.

6회말 들어 추신수에게 번트안타를 준 후, 견제 실책을 범하며 1사 3루에 몰렸다. 최정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줬다. 스코어 3-1이 됐다.

위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4회는 볼넷 하나만 주고 실점 없이 끝냈고, 5회는 삼자범퇴였다.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김범수에게 넘겼다. 김범수가 실점 없이 끝내면서 장민재의 역할도 끝났다.

한화에는 문동주라는 파이어볼러가 있다. 올시즌 5경기 27.2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2.28을 찍고 있다. ‘토종 에이스’다. 그러나 한 명으로 부족하다. 장민재가 뒤를 든든하게 받친다. ‘토종 원투펀치’다. 베테랑이 든든하게 팀을 지키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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