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텀, 보스턴 명품 3번 계보 이어나갈까?

김종수 2023. 5. 12. 22: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스턴 셀틱스 간판스타 제이슨 테이텀(25‧203cm)이 팀을 들었나 놓았다하면서 6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보스턴 셀틱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있었던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6차전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95-86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 동률로 돌려놓았다.


한게임만 더 내주면 탈락이다는 압박감이 강해서였을까. 테이텀은 평소답지않게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21개의 야투중 16개를 놓쳤는데 자칫 이날 경기에서 패했더라면 탈락의 주범으로 몰릴뻔했다. 하지만 스타는 마지막에 강하다고 했던가. 테이텀은 좋지않았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팀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올라섰다.


19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아주 잘했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클러치 본능 만큼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마커스 스마트는 22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말콤 브록던은 16득점 6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이날 경기를 잡았다면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던 필라델피아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었던 한판이었다. 정규시즌 MVP 조엘 엠비드가 26득점 10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제임스 하든(13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타이리스 맥시(26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가 제몫을 했으나 4쿼터 클러치 싸움에서 힘을 내지못했다.


특히 경기내내 부진하던 테이텀의 3점슛이 갑자기 터지며 가장 중요한 순간 흐름을 넘겨준 것이 뼈아팠다. 마지막 결전을 벌일 7차전 장소가 보스턴 홈인 TD 가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보스턴 쪽이 좀더 유리한 패를 잡게 됐다.


LA 레이커스와 더불어 NBA 양대명문으로 꼽히고있는 보스턴은 잘나갔던 시절마다 걸출한 프랜차이즈 스몰포워드가 활약했다. 래리 버드와 폴 피어스가 대표적이다. 버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역사상 최고의 3번중 한명이다. ‘백인은 한계가 있다’는 당시까지의 편견을 깨고 특유의 근성과 엄청난 BQ를 앞세워 빌 러셀 시대 이후 또 한번의 왕조를 만들어냈다.


3회의 우승을 이끄는 동안 정규시즌 MVP 3회(3회 연속), 파이널 MVP 2회의 커리어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자리를 굳혔다. 지금의 니콜라 요키치가 그렇듯 운동능력이 빼어난 것도, 플레이가 화려한 것도 아니지만 경기에서 이기는 법을 너무 잘알고있었고 특히 큰 경기에서 더욱 불타올랐던 승부사다.


동시대 리그를 양분했던 레이커스 간판 매직 존슨과의 라이벌 구도는 NBA를 미국만이 아닌 세계적 스포츠 무대로 만들어낸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피어스는 '몸에 녹색 피가 흐르는 남자'라는 말이 따라붙었을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선수다. 버드처럼 역대급 레전드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뛰던 시대에서 만큼은 최고의 스몰포워드중 한명이었으며 케빈 가넷, 레이 알렌과 힘을 합쳐 오랜시간동안 침묵했던 팀에 다시금 우승이라는 영예를 안겨준바있다.

 


보스턴 팬들은 ‘위대한 3번 계보’를 테이텀이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제일런 브라운(27‧198cm)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스윙맨 콤비를 이뤄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젊은 나이와 꾸준한 성장 속도를 감안 했을 때 셀틱스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주역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운이 2~3번을 오가는 유형이라면 테이텀은 3~4번을 넘나들며 플레이가 가능하다.


테이텀은 좋은 슛 터치와 간결함 그리고 공간 활용 능력 등에 장점이 있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한 스윙맨이다. 좋은 사이즈에 준수한 운동능력과 기동성 등을 갖췄지만 상위클래스 기준으로 볼 핸들링이 특출나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혹은 안정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림어택이 가능하거나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한 압박을 뚫고 코트를 넓게 보면서 질좋은 패스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부분에도 약하다. 이러한 부분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테이텀은 고집스럽게 못하는 부분에서 우당탕탕하기 치고받기 보다는 강점이 있는 플레이 위주로 성장해나갔고 결과 역시 좋은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테이텀의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간결함을 추구한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않고 공간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바로 공격에 들어간다던가 아니면 동료에게 패스를 주고 다시 기회를 노린다. 빼어난 슈팅력을 갖추고 있어 찬스다 싶으면 3점, 미들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슛을 던진다.


기본적으로 사이즈와 힘에서 밀리지 않는지라 수비가 가까이 있어도 타이밍이 맞으면 망설이지않는다. 스탭백, 턴어라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치업 상대의 수비를 깨트린다. 림어택 부분에서 지적을 자주 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포스트업 스킬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골밑 공략에도 능숙함을 보이고 있다.


짐승같은 움직임으로 수비를 찢어버리거나 다양한 페이크 동작을 통해 매치업 상대를 농락하는 등의 모습은 아직은 자주 보기 어렵다. 어쩌면 계속해서 맞지않는 옷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구력이 쌓여갈수록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발전하고 있다. 빈틈이 보인다싶으면 반박자 빠르게 치고들어가 슛을 올려놓고 아니면 몸을 부딪혀가며 직접적으로 수비벽을 깨트려버린다.


포스트업을 치다가 돌아서서 던지는 슛이나 순간적인 스핀무브 등은 갈수록 사용 빈도는 물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수비를 힘들게 하고 있다. 공격뿐만이 아니다. 기동력, 파워에서 모두 평균 이상인지라 상대 유형을 가리지않고 족쇄수비가 가능하다. 볼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자신의 마크맨을 철저하게 막아내면서도 원활한 도움수비가 가능한 이유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기량에 물이 오른 테이텀 입장에서는 브라운같은 훌륭한 파트너를 비롯 전체적으로 팀전력이 안정세에 있을 때 우승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보스턴같은 명문팀의 레전드가 되기위해서는 반드시 파이널 우승이 동반되어야 한다. 팽팽하게 진행되고있는 필라델피아와의 마지막 7차전에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