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14일 총선…민심이 4년 늦게 군부의 헌법왜곡 응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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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일요일인 14일 총선을 치른다.
마침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이 걸려있는 튀르키예 선거가 있어 태국 총선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나 있다.
쿠데타로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총선을 계속 연기하다 헌법을 군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고친 뒤 그 덕에 어엿한 민선 정부 총리가 된 옛 육군참모총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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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하원 500명 선출되나 총리선출에는 군부독식 상원 250명 합석
비군부 정당이 하원 의석 376석 차지하면 새 총리 가능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태국이 일요일인 14일 총선을 치른다. 마침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이 걸려있는 튀르키예 선거가 있어 태국 총선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나 있다.
태국은 입헌군주국으로 왕실 가족에 대해 과감한 말 한 마디만 하면 국민 누구나 왕실모독죄로 용의자를 고발할 수 있고 형법으로 최저 3년 형이 보장되어 있다. 이 왕실모독죄를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자는 진보당이 여론조사서 2위를 달리고 있다.
태국은 군부가 왕실 보호자 역을 자처하며 민선 정부가 개혁을 할 의지만 보이면 쿠데타로 타도하고 정권을 잡아왔다. 쿠데타로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총선을 계속 연기하다 헌법을 군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고친 뒤 그 덕에 어엿한 민선 정부 총리가 된 옛 육군참모총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여론 지지도는 3위지만 헌법 덕에 여론 1위와 2위 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지 않는 한 쿠데타 총리가 재선될 것이 확실하다.
여론 지지도 1위 당은 푸어 타이(태국인을 위한) 당으로 군부 쿠데타의 피해를 막대하게 받았으나 민심의 지지는 20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 정보통신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탁신 친나왓은 1998년 타이락타이 당을 만들고 2001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되었다. 왕정에 비판적인 층의 지지를 받았던 탁신 정부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무너지고 탁신은 외국으로 망명했다.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이 2011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되었지만 2014년 쁘라웃 짠오차 대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무너졌고 그녀 역시 망명했다. 짠오차는 2019년에야 총선을 실시했고 하원의 소속 당 의석 수는 3위였지만 수월하게 총리가 되었다.
하원 의석는 총 500석이며 상원 의석은 250석인데 이 250석이 모두 군부가 지명한 인사가 된다. 쿠데타가 빈번한 나라에서 하원 다수당이 자동적으로 총리가 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새 헌법은 총리 선출에 상하원이 합동으로 참여해 750명의 의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게 했다.
이런 군부 절대 우세의 헌법 구조 속에서 민심으로 정해지는 하원 다수당이 총리가 되려면 750명의 과반선인 376석을 500석의 하원에서 얻어야 한다.
지지도 1위의 푸어 타이의 총리 후보는 탁신 전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4)이며 지지도 2위의 전진당 총리 후보 피타 림짜르랏은 하버드대 출신이다. 총리 후보가 42개 당에서 62명이 나왔다. 1위 당과 2위 당에서 총리 후보가 한 명 씩으로 정리되고 두 당이 376석 이상을 휩쓴 다음 두 당의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면 가만히 있어도 250표를 얻는 쁘라윳 총리를 물리치고 새 태국 총리가 될 수 있다.
군부의 헌법 왜곡을 철저히 응징하는 민주주의의 힘이 폭발하는 모습인 것이다. 기적에 가까운 이런 상황이 실제가 되면 태국의 입헌군주제와 왕실 모독죄에도 실체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태국 인구는 7200만 명이며 18세 이상 유권자는 5200만 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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