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으로 속여 마약 수입…알바비는 ‘가상화폐’로 지급
[앵커]
성인용품을 수입한다고 서류를 꾸민 뒤 실제로는 마약을 들여와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마약을 유통하는 일은 미성년자를 비롯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시켰습니다.
최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주택가 구석으로 한 남성이 걸어오더니, 무언가를 놓고는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10분 뒤, 같은 장소로 또 다른 남성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찾아옵니다.
판매책과 매수자가 마약을 거래하는 모습입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이들은 이렇게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마약류를 붙여두고 찾아가게 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했습니다.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하고 관리한 총책은 40대 A 씨.
주로 필리핀에서 마약을 들여왔는데, 성인용품을 수입하는 척 서류를 꾸민 뒤 발기부전 치료제 상자 안에 마약을 넣어 수입했습니다.
이후 SNS로 사람을 모아 마약 유통, 판매를 맡겼는데,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뛰어든 미성년자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유통, 판매책들의 활동비는 우편을 통해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가상화폐 계좌로 넣어줬습니다.
[박원식/용산경찰서 형사과장 :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회 초년생을 유통, 판매책으로 모집해서 운영했고,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총 72명.
이 가운데 58명은 마약 구매, 투약 혐의로 붙잡혔는데, 대부분이 2~30대였고 10대도 4명이나 됐습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7만 9천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7억 8천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공급한 현지 판매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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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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