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돈 한 푼 없이 집주인…새 세입자 구한 직후에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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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 전 전셋값이 많이 올랐던 시기에 자기 돈 들이지 않고 전세 보증금만으로 빌라나 원룸을 여러 채 사들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세 시세가 떨어지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다 보니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뒤 돈만 챙겨 잠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집주인은 2년 전 전세가 2억 원, 매매가 2억 원으로 동시 계약을 진행하며 자기 돈 한 푼 없이 소유주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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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 3년 전 전셋값이 많이 올랐던 시기에 자기 돈 들이지 않고 전세 보증금만으로 빌라나 원룸을 여러 채 사들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세 시세가 떨어지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다 보니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뒤 돈만 챙겨 잠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도봉구의 한 다세대주택.
기존 임차인과 신규 전세 계약자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새 임차인은 지난해 11월 시세보다 싸게 전세 매물로 나온 이 빌라를 집주인과 계약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신규 임차인) : 금액대에 비해서 괜찮다 생각하고 저희가 당일 날 계약했어요.]
계약금 1천300만 원을 건네고 입주를 기다리던 중 집주인으로부터 잔금의 일부를 먼저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신규 계약자) : 부동산에서 살펴보더니 이상 없다고 입금해도 된다고, 그래서 저희는 아무런 걱정 없이 필요하다는 돈 700만 원을 먼저 입금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또 돈을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이상하다고 여긴 계약자는 잔금 지급 날 집주인이 꼭 참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집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신규 계약자) : 이러다가 나머지 다 뜯기면 진짜 오도 가도 못한 거지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둘이서 이제 고심해서 잔금을 안 넣었어요.]
집주인은 2년 전 전세가 2억 원, 매매가 2억 원으로 동시 계약을 진행하며 자기 돈 한 푼 없이 소유주가 됐습니다.
전형적인 무자본 갭투기인데 최근 시세가 떨어져 기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계약을 맺어 계약금 등을 챙겨 잠적한 것입니다.
기존 세입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이런 전세 사기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기존 임차인) : 자기네는 아무런 하자가 없대요. 계약서상에도 문제도 없었고 그 사람이 사기꾼인지 자기가 어떻게 아느냐고.]
2, 3년 전 빌라를 중심으로 무자본 갭투기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런 2차 전세 사기가 앞으로 계속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김진유/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 올해 하반기에 내 집 20채 중 10채의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데 지금 따져보니까 한 채당 5천만 원씩은 돌려줘야 하는데 돈이 없네. 그러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 거냐? 뭐 부인한테 넘기고 위장 이혼을 한다든지 아니면 팔아서 돈으로 만들어 숨긴다든지 이런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요.]
(영상취재 : 박대영)
김승필 기자kims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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