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압박에 백기 든 한전…자구안 내놓고 사장 사표
임금 등 ‘쥐어짠’ 자구안 25조
15일 전기료 인상폭 최종 결정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이 다음주 전기요금 인상으로 악화될 여론 수습 차원에서 한전의 ‘경영 실패’를 강조한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 관련기사 2면
정 사장은 12일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앞두고 임원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지낸 뒤 2021년 6월 한전 사장에 취임한 그의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였다.
정 사장이 물러난 날 한전은 기존에 20조1000억원 상당의 비용 절감을 선언한 재정건전화 계획에 더해 추가로 5조6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한전은 2급(부장급) 이상 직원은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을, 3급(차장급) 직원은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한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쯤 1급(처·실장) 이상은 전액, 부장급 직원은 50%를 내놓는다.
또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서초구에 있는 한전아트센터 등 10개 사옥을 임대한다. 그동안 한전은 남서울본부 건물에 변전시설이 있어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여당이 실효성 있는 자구안 마련을 거듭 압박하면서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 밖에 전국 18개 지역본부 산하 234개에 달하는 지역사무소를 거점도시 중심으로 조정하는 등 조직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전은 올해 1분기 6조17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가스공사의 영업이익은 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가스공사도 이날 최연혜 사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 결의대회’를 열고 2급 이상 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과 조직 슬림화, 공급관리소 스마트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선언했다.
정부·여당은 오는 15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전기·가스요금 인상폭을 최종 결정한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kWh당 7원 안팎,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5.47원 안팎의 소폭 인상이 점쳐진다. 정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사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한전은 비상경영체계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전 사장은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정 사장의 후임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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