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360]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총책 라덕연
[앵커]
단 나흘 만에 시가총액 8조원이 사라졌던 다단계 주가조작단. 그 총책이 바로 어제 구속된 라덕연씨입니다. 그러면 라덕연 씨는 과연 누군지, 오늘(12일) 인물360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취재해 온 이호진 기자가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 라덕연 대표가 주가조작단의 총책인데 저희 취재진과는 라덕연 씨가 먼저 연락을 해서 접촉이 됐었다고요?
[기자]
네, 당시 가수 임창정 씨에 대한 취재가 진행되자 전혀 연락을 받지 않던 라덕연 씨 측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던 건데요.
스스로 한국의 주식시장을 업그레이드하는 사람이라며 한 말인데, 한 번 들어보시죠.
[라덕연/호안 대표 : 저는, 솔직히 저는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전부 다 가치투자라고 얘기를 하는데, 가치주가 뭔지를 몰라요.]
[앵커]
워런 버핏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생각해도 워런 버핏은 아닌 것 같고, 라씨는 그런데 종교다, 이런 얘기를 들었었죠?
[기자]
네, 가수 임창정 씨가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에서 있었던 투자자 모임에서 한 발언이죠.
[임창정/가수 (2022년 12월) : 근데 또 저 XX한테 돈을 맡겨, 아주 종교야.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저 XX 대단한 거야. 맞아요, 안 맞아요? (믿습니다! 할렐루야!)]
[앵커]
사실은 다단계로 오랫동안 주가조작을 한 건데, 만약 마지막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큰 돈을 벌고 튈 수도 있었습니다. 원래 라덕연 씨는 뭘 하던 사람입니까?
[기자]
본인이 인터뷰에서 말한 것과 지인들의 말을 통해 재구성해 봤는데, 들어보시죠.
[라덕연/호안 대표 : 제가 한 2011년에 제가 PC방 가지고 있었어요. PC방 가지고 있다가 주식에 손 대서 말아 먹었어요. 한 달 동안 1억 들고 3천만 원 날려 먹었거든요.]
그런 뒤 서점에 가서 책을 뒤지다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게 이야기입니다.
실제 이후엔 증권 방송에 패널로 나와 주식 전문가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PC방 하다가 증권 책 몇 권 보고 워런 버핏이라고 한 건가요? 같이 주가조작을 한 측근들은요?
[기자]
저희 보도 이후 주말에 이들이 만난 모습인데 이들이 바로 라 씨의 측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 멤버들은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친해진 인물들로 꾸려졌다고 합니다.
저희가 접촉한 다른 투자자들도 들어보니, 또 다른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알게된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앵커]
모바일 게임 친구들이 주가 조작에 뛰어든 거군요? 참 그들에게 속은 일부 순수한 투자자들은 좀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상당히 많은 계열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주가조작 수수료를 받잖아요? 이 계열사가 몇개나 됩니까?
[기자]
20개 가까이 됩니다.
실내 골프연습장 체인부터 시작해, 어제 저희가 보도해 드린 리조트, 승마장, 명품 렌탈샵, 헬스장, 방송 채널, 언론사 등 회원권, 렌탈, 광고비 등 수법도 다양해 취재를 하던 저희도 혀를 내둘렀습니다.
[앵커]
어제 전해드렸는데, 롤스로이스 차를 압수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가조작해서 번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도 했죠?
[기자]
어제 검찰에 압수된 5억5천만 원 상당의 롤스로이스를 비롯해, 라덕연 3인방들은 수억대 고급차들을 몰고 다니며 부를 과시했습니다.
거주하던 집들도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곳들인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라 씨는 평소 수억원에 달하는 시계들을 차고 다녔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게 저희가 처음 라씨를 만났을 때 입었던 옷인데, 온라인에 확인해 보니 600만원대 명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지상파 등 일부 언론에서 실명 인터뷰를 할 때는 평범한 스포츠 브랜드 옷을 입고 나오기도 했는데, 언론에 비쳐질 이미지까지 신경쓴게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오고요.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라 씨도 결국 그간의 범죄가 드러나며 꿈꾸던 계획이 모두 무산된 셈입니다.
일단 검찰에선 범죄수익을 2천억 대로 일단 적시헸는데 수사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 있고, 혐의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주가조작 해서 큰 돈을 벌었고 그걸로 호화생활을 했었다, 결국에는 잡히게 되었습니다. 이호진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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