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전파력 큰 홍역…예방접종 했나요
공기 통해 옮기고 합병증 동반
성인 최소 1회 접종, 2회 권고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면서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외에도 주의해야 할 감염병의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홍역이 대표적으로, 지난 1월 국내에서 3년 만에 환자가 발생했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전 세계적인 홍역 유행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어 해외여행 시 대비가 필요하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홍역에 걸리면 발열과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임상 경과를 밟지만, 드물게 호흡기 및 중추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무엇보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전파하는 평균 사람 수를 뜻하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로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홍역 바이러스가 12~18로 가장 높다. 수두 바이러스가 5~7,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1 안팎임을 생각하면 홍역의 전파 위험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정은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여행 시 찾는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서 홍역에 대한 면역 추정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홍역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며 “홍역은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97%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67년 이후 출생 성인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고 건강한 일반 성인은 적어도 1회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홍역 노출 고위험군이라면 홍역에 면역이라고 추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자연 감염을 경험했거나 2회 백신을 접종한 경우, 그리고 홍역 특이 항체 면역글로불린G가 양성이면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홍역 백신 접종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2002년 이전에 접종했다면 기록이 없을 수도 있어서 이런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홍역 외에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은 다양하다. 감염병과 백신에 따라 요구되는 접종 차수가 다르고 지켜야 하는 접종 간격도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적어도 출국하기 한 달 전에는 해외여행 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는데,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 열흘 전에 접종해야 한다.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나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에 접종해야 한다. 정은주 교수는 “해외여행 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여행 후 3주 이내에 고열, 오한, 설사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질병청 콜센터에 우선 신고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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