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환자들 황반변성 진단받으면 우울증 위험도 커진다”
“향후 실명 가능성에 정신적 고통”
나이가 들면서 황반(중심망막)에 변화가 생겨 시력이 크게 약해지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으면 우울증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안과 강세웅·김상진·임동희 교수와 황성순 임상강사,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군과 대조군을 평균 8년 이상 추적 관찰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는 안과 분야 권위지 ‘옵살몰로지(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이 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각장애까지 동반할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은 23% 증가했다.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인 수입, 거주지역, 활동량, 비만도, 동반 질환 지수 등을 모두 반영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것만으로도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이라는 점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 진단이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이 질환의 특성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강세웅 교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환자들이 진단받는 것만으로도 향후 실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면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완치될 수 있는 병이 아닌 것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심리적 상태도 같이 고려해 우울증 위험도를 평가·관리하는 보건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진 교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 중 특히 습성이어서 반복적으로 안구 내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이 정신적 고통과 피로감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환자 당사자나 가족뿐 아니라 치료를 맡은 의료진 역시 우울증 발생의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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