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한 풀었다" 납북귀환어부 32명 전원 무죄

강원CBS 구본호 기자 2023. 5.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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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 중 납북됐다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던 납북귀환어부 32명이 50년 만에 혐의를 벗었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12일 반공법위반 등 혐의로 재심을 청구한 납북귀환어부 32명에 대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1971년 8월 강원 고성에서 오징어잡이 조업 중 납북됐다 이듬해인 1972년 9월 속초항으로 귀환됐지만 국가보안법 등으로 불법 구금되거나 실형을 선고받는 등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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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법 12일 납북귀환어부 32명 무죄 선고
납북어부 "우여곡절 끝 50년 만 한풀어" 눈시울
검찰 "피의자 조서 불법 구금" 무죄 구형
12일 춘천지법의 납북귀환어부 재심 사건 무죄 선고 이후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구본호 기자


조업 중 납북됐다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던 납북귀환어부 32명이 50년 만에 혐의를 벗었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12일 반공법위반 등 혐의로 재심을 청구한 납북귀환어부 32명에 대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는 재심을 신청한 32명 중 고인이 된 12명을 제외한 20명과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불법 구금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진 점이 인정되며 당시 제출된 증거와 진술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납북 이후)탈출로 인한 반공법, 수산업법 위반은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선고 약 1시간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건 기록상 피의자 조서는 불법 구금으로 조사를 받았고 이는 위법한 증거에 해당돼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 법정 증거 역시 범죄 사실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도 있지만 피고인들의 무고함이 확인돼 명예가 회복되고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1971년 8월 강원 고성에서 오징어잡이 조업 중 납북됐다 이듬해인 1972년 9월 속초항으로 귀환됐지만 국가보안법 등으로 불법 구금되거나 실형을 선고받는 등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12일 춘천지법의 납북귀환어부 재심 사건 무죄 선고 이후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구본호 기자


판결 이후 법정 밖으로 나선 납북귀환 어부들은 50년 만에 억울함을 풀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납북어부 김춘삼(67)씨는 법정 앞에서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인내하고 감내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다만 한편으로는 아직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 무죄 선고는 오늘 자리한 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미 고인이 된 승운호 선장 故이진형씨의 딸은 이날 "저희 아버지는 60대 초반에 이 사건으로 너무두들겨 맞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그 때 눈도 감지 못하셨다"며 "50년 만에 아버지의 한을 풀었고 생존한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눈물을 훔쳤다.

12일 춘천지법의 납북귀환어부 재심 사건 무죄 선고 이후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구본호 기자


납북귀환어부 김모씨는 "17살 때 (북한에)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50년이 지난 지금에야 한을 풀게 됐다. 지난 세월이 너무 아깝고 안타깝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저를 알리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자식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고 무죄를 받았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호을 맡은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이런 역사적 사건에 변론을 맡게 되어 영광"이라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죄를 구형한 검찰과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진행될 사건에도 검찰과 법원이 지금처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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