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집값 3천만원에 전세가 9천‥계속되는 깡통거래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전월세 보증금 사고가 계속되고 있죠.
사고 건수가 이렇게 매달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3월 한 달에만 수도권에서 떼인 보증금이 3천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위험한 깡통전세 거래가 지금도 버젓이 계속되고 있다는데요.
전세시장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현장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전국에서 깡통전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인천 미추홀구인데요.
실제 전세 시장에 어떤 매물이 올라와 있는지 직접 집을 보러 다녀보겠습니다.
대학가 인근의 한 빌라를 보러 갔습니다.
깔끔하게 수리돼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다는 중개업자.
[중개업자] "여기는 이제 대학생들, 남자 학생들이 옵션 넣어준다 그러면 신나서 (계약하는)‥"
그런데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되는지 묻자 머뭇거립니다.
[중개업자] <보증보험 같은 건 돼요?> "아 보증보험이요? 보증보험은 여기가 좀 금액(전세가)이 약간 오버가 되긴 해요."
전세가 6천 9백만 원인 이 집의 매매 시세를 알아보니 4,950만 원.
전세가격이 오히려 매매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깡통전세입니다.
[중개업자] "단독주택, 허름한 것들 정도나 (보증보험) 적용되지, 아직까지 (집주인들이) 전세를 비싸게들 내놓으셔서‥"
이 지역 전세가 3억 원 이하 집들의 실거래가와 전세가 등을 확인해 봤습니다.
전세 9천만 원에 올라온 한 원룸, 매매 시세는 3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전세가가 집값의 세 배에 이르는 폭탄이나 다름없는 집이 버젓이 매물로 나와 있는 겁니다.
검증 대상 50곳 중 70%가 넘는 38곳이 깡통전세 위험 매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매물 어디에도 그런 안내는 없습니다.
[중개업자] <보증보험 그런 것도 안 되잖아요.> "여기는 보증보험은 한번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물어보세요. 직접 신청해서 물어보면 되고요."
주인이 파산해 신탁회사로 넘어간 집도 아무 설명 없이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중개업자] <그런데 집주인 이름이 좀 이상해서요.>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릴 게 있는데, 신탁등기예요, 집이. 아무래도 신탁등기니까 좀 찝찝하죠, 제가 봐도."
이렇게 사고 위험이 높은 위험한 전셋집을 계속 내놓는 건 순진한 임차인이 걸려들기만 바라는 배짱 말고도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전세 호가를 보면 종종 1억 몇천몇백몇십만 원, 이런 식으로 십만 원 단위까지 올려놓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기에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편법이 숨어있습니다.
검증을 위해 이번엔 빌라 밀집 지역인 서울 강북으로 가보겠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방 두 개 짜리 빌라.
전세 1억 9천만 원인 이 집의 공시가는 6천만 원이나 싼 1억 3천만 원.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중개업자] <보증보험도 안 되는 집은 중개에서 빼주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보증보험이 안 되는 집을 다 빼버리면 매물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중개사가 뜻밖의 제안을 합니다.
[중개업자] "여기가 LH는 가능한데‥"
LH가 저소득층과 청년층을 위해 대신 주택을 임대한 뒤 대상자에게 재임대를 해주는 '전세임대'를 이용하라는 얘기입니다.
보증보험은 전세가가 공시가의 126%를 넘으면 가입이 안 되지만, 전세임대는 공시가 153%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리고 전세가를 딱 그 수준으로 맞춘 겁니다.
[중개업자] "개별 공시가에서 맞춰서 이렇게 해서 LH(전세임대용으로) 맞춰놓은 거라서‥"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입자는 속절없이 집을 빼줘야 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급증해도 깡통전세는 계속해서 집 없는 세입자의 보증금을 노리는 상황.
임대인의 선택에 맡겨진 보증금에 상한선을 두는 등 전세제도에 적극적인 규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세입자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검증 조의명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박주영, 임지수, 강재훈 / 자료조사: 허정인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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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신영, 박주영, 임지수, 강재훈 / 자료조사: 허정인 / 영상편집: 안준혁
조의명 기자(friend@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312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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