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한다” 아내와 아들 살해한 40대에 ‘무기징역’···항소 안할듯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가족을 살해한 이유는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이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남천규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범행을 미리 계획했으며 범행 방법이 통상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고 재범 위험성·폭력성이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서 정신 병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정신과 진료 전력이 있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10분쯤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당시 42세)와 두 아들(당시 15세·10세)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됐다.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A씨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말다툼하는 등 가정불화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첫째 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살해 직전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으로 들어가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범행 후에는 인근 피시방에서 2시간가량 만화를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으며 119에 ‘가족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다’고 울면서 신고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자신에게 다른 인격체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3월30일 결심공판에서 “이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