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직업인데 오죽하면…월급 70% 깎이자 시위 나선 中
경제둔화 우려 속 시민들 불안감 반영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푸둥발전은행(SPDB) 본사 앞에서 이 은행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노동자 수십명이 임금과 복지 불만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를 직접적으로 촉발한 건 임금 대폭 삭감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SCMP는 “SPDB 자회사의 한 직원이 월급이 2만 위안(약 382만원)에서 6000위안(약 115만원)으로 거의 70% 삭감됐다는 불만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후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 직원의 게시글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은행 관련사 직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상하이의 컨설팅회사 인테그리티의 딩하이펑은 SCMP에 “수백만 중국 노동자들이 임금과 일자리 전망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하고 있어 은행의 임금 대폭 삭감과 시위는 주요 뉴스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위는 작은 규모였지만 공안 당국에 경종을 울렸을 것”이라며 “그들은 이를 사회 안정의 위협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개 시위가 이례적인 중국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SPDB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SPDB는 성명을 통해 사옥 앞에서 벌어진 시위는 아웃소싱 IT 업체의 내부 분쟁으로 해당 업체 노사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SNS에 올라온 임금 삭감 사례는 업무고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해당 직원도 은행과 면담을 통해 조정된 임금을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직원 임금과 관련해 곤경에 처한 중국 금융기관은 SPDB만이 아니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가 금융 산업 종사자의 임금이 다른 분야보다 높다고 지적한 이후 일부 금융회사 경영진의 임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SCMP는 자체 집계 결과 대형 증권사 직원들은 지난해 이미 임금이 20∼50% 삭감됐고 일부 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불필요한 직원 혜택을 축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금융가에서 일하는 한 금융권 인사는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직원들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수도 없고 호텔 비용도 상한선이 600∼800위안(약 11만∼15만원)으로 정해졌다”면서 “올해 임금이 삭감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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