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김용 술값 때문에 돈 받기 시작"

김동식 기자 2023. 5. 1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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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에게 준 1천만원, 정확히 기억 안나"
정진상측 "이재명 낙선 바랬나", 유 "했지만 정무적 내용"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술값 때문에 민간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당시 김씨에게 줬다고 한 1억9천만원 중 1천만원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진술, 김씨의 공소 사실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씨의 뇌물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처음 정씨와 김씨에게 뇌물을 줄 당시의 상황과 이유를 설명했다. 

유씨는 "정진상, 김용은 술만 먹으면 제 앞으로 술값을 달아놔 2010년에만 4천∼6천만원이 돼 굉장히 부담됐다"며 "김용은 공사 설립하면 돈 좀 만들 수 있냐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등 다들 돈이 필요하다고도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그럼 한 번 만들어 볼게요'라고 했고 '남욱이 변호사니 제일 낫지 않나' 싶었지만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근데 본인이 가져왔길래 그냥 받았다"고 설명했다. 남씨가 돈을 가져온 시기는 2013년 설 무렵으로 2천만원이라고 덧붙였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유씨는 검찰 수사에서 남 변호사로부터 2013년 받은 2천만원을 정씨, 김씨에게 각각 1천만원씩 줬다고 했지만 이날 법정에선 김 전 부원장에게 준 것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유씨는 "정진상에게 준 것은 100% 얘기할 수 있는데 김용에 줬다는 게 80%, 아닌 게 20% 정도"라며 "김용 아니면 제가 썼을 텐데 김용 사무실에서 1천만원을 여러 차례 전달한 적이 있어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유씨가 2013년 남씨로부터 받았다는 2천만원은 검찰이 2021년 10월 유씨를 기소할 당시 공소장에 포함된 뇌물 3억5200만원과는 별도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유씨는 2013년 3월 남씨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 돈을 받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유씨는 2013년 이전에도 고(故)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에게 빌린 1억원도 정씨에게 줬으며 '떡값'으로 500여만원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정씨 대신에 모 철거업자에게 정씨 술값 9천만원을 줬다고도 주장했다. 정씨가 철거업자에게 성남 지역의 일거리를 준다며 술값을 부담시킨 뒤 일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씨의 변호인측은 유 전 본부장이 2012년 남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안 만들어 주면 이재명 시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2년 기다려서 이재명이 되지 않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6년 더 기다려라'고 말했다는 검찰 조사 내용을 제시했다. 

변호인측은 "증인은 이 대표 편이 아니라 남욱 편인 것 같다"고 지적하며 유씨가 이 대표 낙선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 공격적으로 심문했다. 

유씨는 정씨 변호인측이 밝힌 발언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분법으로 가를 만한 내용이 아닌 정무적인 내용으로, 이재명 시장의 뜻을 관철하면서 가장 부드럽게 사태가 나빠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참모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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