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닌 별정 집배원 과로사…2심도 “국가가 배상 책임”
[앵커]
지난 2017년 별정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과로로 숨졌는데요, 법원이 집배원의 과로사에 국가 책임이 있다고 재차 판결했습니다.
숨진 집배원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실질적 사용자는 국가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별정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한 곽현구 씨는 2017년 4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은 급성 심장사.
매일 12시간씩, 주 62시간 넘게 근무하며 과로에 시달리다 숨진 겁니다.
유족들은 국가가 곽 씨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별정우체국 집배원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지만 사실상 우정직 집배원과 동일한 일을 하고 있어 국가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조성대/별정우체국 집배원/고 곽현구 씨 동료/지난 9일 : "우린 일반집배원과 다르니까 우체국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놓고 우리보고 차별이 없다고 똑같이 대하니까 그냥 있으면 된다고."]
항소심 법원은 "국가가 유족들에게 모두 1억 9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별정집배원의 실질적 사용자는 대한민국이라고 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겁니다.
다만 배상액은 1심에서 인정된 2억 3천여만원보다 다소 줄었습니다.
재판부는 곽 씨가 실제로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운영하는 총괄우체국에서 파견 근무를 하며 대한민국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13년간 오로지 대한민국을 위해 일했다며 국가가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정병민/변호사/유족 대리인 : "(이번 판결은) 별정우체국 소속 집배원의 과로사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사용자로서의 안전 배려 의무 위반을 분명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공무원이 아닌 별정집배원의 사용자를 국가로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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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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