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10배 커지는 희귀질환…11시간만에 이식수술 성공했다
12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재근 이식외과 교수는 최근 다낭성 간 질환자의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희귀병의 일종인 다낭성 간 질환은 몸 속 노폐물이 물혹처럼 덩어리를 이룬 상태에서 간 전체에 20개이상 생긴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간은 1.2~1.8kg정도지만 다낭성 간 질환자의 경우 간 무게가 최소 10kg이상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고 복통, 구토, 호흡곤란, 소화불량 등이 유발된다.
그동안 다낭성 간 질환의 치료법으로는 물혹을 직접 터뜨리거나 채액을 빼내는 배액술이 흔히 실시됐다. 하지만 출혈이 심하게 일어나고 수술이 오래 걸린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이 교수는 간 정맥과 복대정맥(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간에서 떼어내 혈류를 차단한 다음 기존 간을 제거하고 생체 간을 이식한 뒤 다시 혈관을 이어붙이는 방식의 수술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 간이 10배이상 부풀면 주변 혈관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난도가 매우 높은 방법이지만 출혈량을 줄이고 소요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환자의 간 무게는 12.1kg로 체중의 25%에 달할 만큼 커져있었다. 그에 반해 수술에 걸린 시간은 11시간으로 다른 환자들보다 비교적 짧았고 수혈량도 200cc에 불과했다. 일본 게이오 의대에서 최근 간 무게가 10kg인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식 수술은 18시간이나 걸렸고, 수혈량도 4만8800cc에 달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이 교수는 소요시간을 40% 줄이고, 수혈량을 99.6%가량 낮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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