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이라도 워룸 가동” 세계 최고 은행이 경고한 이유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5. 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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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파산 가능성이 높은 은행으로 꼽히는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뱅코프가 최근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이와 함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부채 협상 결렬시 미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워룸(war room·전시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개의 시한폭탄이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팩웨스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이달 첫째 주 총 예금의 9.5%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뱅크런이 일어난 시점은 이달 1일 미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가 파산한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한 직후다. 지역 은행의 연쇄도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달 3일 팩웨스트가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공포에 질린 고객들이 예금을 줄줄이 인출해간 것이다. 이날 팩웨스트도 대부분의 예금 유출이 이달 4~5일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팩웨스트가 뱅크런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팩웨스트 주가는 전장보다 22.70% 하락한 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이후로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기준 51%나 폭락한 상태다. 팩웨스트의 뱅크런 소식에 시온스, 코메리카, 뱅크오브하와이 등 타 지역 은행의 주가도 4~10%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팩웨스트가 즉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아 파산 위기에 내몰린 상태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SEC 공시 자료에 따르면 팩웨스트는 약 150억 달러에 달하는 즉시 가용 현금을 보유중이며, 무보험 예금 규모는 52억 달러에 불과하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비즈니스에 “팩웨스트는 (현재 은행 위기의) 가장 약한 고리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면서도 “그들은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폭풍을 견뎌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초대형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국채 디폴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이먼 CEO에 따르면 JP모건은 현재 디폴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매주 회의를 갖고 있으며, 이달 21일부터는 매일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미 의회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회의를 하루에 3번씩 열 방침이다. 다이먼 CEO는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디폴트는 계약, 담보물 뿐 아니라 틀림없이 전 세계 고객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디폴트 현실화 시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정치인들에게 “제발 협상에서 합의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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