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가장, 사형 아닌 무기징역

검찰은 사형 구형…법원은 '무기징역'
재판부 "정신적 문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2부는 오늘(12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A씨는 3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합니다.

재판부는 "범행을 미리 계획했으며, 범행 방법이 통상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고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서 정신병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정신과 진료 전력이 있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배우자는 자식들이 흉기에 찔려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죽어갔고, 범행 후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유족들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경기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 당시 42세인 아내와 각 15세, 10세인 두 아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며 대든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다투는 등 가정불화를 겪으면서 큰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으로 들어가 큰아들을 살해했고, 외출 나갔다 들어온 부인도 살해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둘째 아들도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살해했습니다.

그런 뒤 A씨는 인근 PC방으로 도망쳤다가 가족들이 칼에 찔려 있다며 소방 당국에 스스로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결심공판에 선 A씨는 "이 모든 일이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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