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교사, 졸업 시험지 태운 이유가…"7년 배워도 영어 못해" 항의

프랑스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가 학생들의 졸업 시험지를 불태워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교육제도에 불만을 품은 교사는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간) BFM 방송 등은 파리 17구 소재 직업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계약직 교사 빅토리 임모르디노(29)가 지난 9일 학교 앞에서 63장의 시험지를 불태웠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모르디노는 오는 10월27일 재판까지 학교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그는 BFM 방송에 출연해 학생들의 졸업 시험지를 불태운 이유를 설명했다.

임모르디노는 "현행 교육 제도가 품고 있는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끄는 게 목표였다"면서 "(학생들이 제출한) 시험지를 봤는데 재앙과 같았다. 만약 그대로 점수를 매겼더라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로서는 시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영어를 하지 못하는 데에는 자신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학생들이 졸업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일하는 학교 앞에서 내 학생들의 시험지를 불태움으로써 우리가 그간 해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7년을 배우고 졸업해도 학생들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면서 "이건 학급 전체에 해당하고, 그렇다면 학생들이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팝 은디아예 교육부 장관은 "이번 일로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해당 학교는 새로운 주제로 다시 영어 졸업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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