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에 한국어 우선 탑재… IT강국으로 시장 확장 큰 가치” [뉴스 투데이]

이지안 2023. 5. 12. 1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차이 구글 CEO 간담회
“영어 외 한국어 지원은 새로운 도전
한국은 기술 수용성 최첨단 달려
휴대전화 3개 쓰던 서울 택시기사
1999년 韓방문 기억 강렬히 남아”

“영어와 매우 다른 한국어 서비스를 우선 지원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구글 클라우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날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를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출시하며 영어 외 지원 가능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구글은 매년 이 행사에서 구글의 최신 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인공지능 챗봇 바드를 전면 공개했다. 마운틴뷰=AFP연합뉴스
피차이 CEO는 “(이러한 도전은) 다른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영어와 언어 구조가 크게 다른 한국어를 바드가 완벽히 학습하면 다른 언어들은 더욱 쉽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전날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구글 측은 한국어 우선 지원 이유에 대해 “더 많은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정보기술(IT) 강국’ 면모도 구글이 바드에서 한국어 우선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피차이 CEO는 “한국과 일본은 기술 수용에서 최첨단을 달리는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지역”이라며 “기술적 측면에서 이 두 시장에 (진출을) 확대한다는 것은 큰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피차이 CEO는 “1999년 서울에서 택시를 탄 적이 있었는데, 운전기사가 휴대전화 3대를 사용하고 있던 기억이 강렬히 남아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이미 모바일 분야에서 얼마나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지, 세계 최고인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의 반대편에 앉은 두 사람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휴대전화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큰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은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피차이 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년 전만 해도 우리가 AI를 연구한 이유 중 하나는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는 사명이었다”며 “이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과감하고 책임감 있게 접근하는 것이 향후 25년 동안의 가장 야심 찬 비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를 위한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DNA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고 강조했다.

바드는 실제로 사용자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질문과 답변에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 게 대표적 예다. 바드 이용자는 사진 등 이미지를 통해서 질문할 수 있고, 바드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이미지를 제시할 수 있다.

피차이 CEO는 “기술 발전에 따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규제는 필수”라며 AI 규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AI 발전과 함께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초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인 ‘지스케일러’의 임원마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를 당할 뻔했던 사실을 보도하며 AI를 활용한 피싱 등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지스케일러의 CEO인 제이 차우드리의 연설 영상을 활용해 AI로 그의 목소리를 재구성한 뒤 지스케일러의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차우드리 행세를 했다. 사기범들은 싱가포르에 있는 은행으로 돈을 이체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피싱 가능성을 의심한 회사의 대처로 실제 송금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구글이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전면 오픈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개최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취재진이 구글의 새 제품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스케일러는 지난해 피싱 공격이 47%나 급증한 요인으로 AI 기술의 발달을 꼽았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이제 막 시작일 뿐이라고 두려워한다”며 범죄자들이 AI를 활용해 기업 내부망에 침입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는 방식으로 데이터들을 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범죄에 취약한’ 사람에 대한 정보 수집까지 이뤄져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을 더 정확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지스케일러의 보안 총괄 책임자인 디펜 데사이는 말했다.

보안업체 포스포인트의 한 전문가는 오픈AI가 개발한 AI 챗봇 ‘챗GPT’를 활용해 실제 공격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다고 밝히며 자신이 코드를 직접 짜지 않아도 공격 대상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뒤져 문서를 빼 오도록 프로그램을 생성했다고 WP에 전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