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빠진 노사정 컨퍼런스…"노동개혁, 사회적 대화 중요"(종합)

강지은 기자 2023. 5. 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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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사노위, 국제컨퍼런스… 한국노총 "노동개혁 명분" 불참
MZ노조 협의체가 참석…노동개혁 위한 사회적 대화 공감
김대환 前장관 "노동개혁, 노사정 협력 필수…대화가 출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25주년 2023 국제컨퍼런스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서 개회사 하고 있다. 2023.05.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12일 사회적 대화 성공을 위한 노사정 논의의 장을 마련했지만, 경사노위에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노동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불참했다.

경사노위는 올해 출범 25주년을 기념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2023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등으로 노동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일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하고, 기업 경쟁력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인식 하에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노사정의 역할' 기조 발제를 맡은 김대환 일자리연대 상임대표(노무현 정부 노동부 장관)와 '유럽과 일본의 노동시장 정책과 시사점'을 논의할 국내외 학계가 참석했다.

특히 '노동시장 진단과 사회적 대화' 대담을 위해 노사정도 함께 자리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불참했다. 대신 노동계를 대표해 MZ노조 협의체인 '새로고침 협의회'의 송시영 부의장(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현재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노동단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으로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현재까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한국노총도 강력 반발하면서 이날 컨퍼런스 불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경사노위가 한국노총에 참여 의사를 타진해왔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한 '답정너'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이를 노동개혁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라며 불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경사노위 관계자는 "비록 한국노총이 이날 컨퍼런스에는 불참하지만,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하고 있다"며 한국노총의 행사 불참을 노사정 경색 국면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25주년 2023 국제컨퍼런스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서 참석내빈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3.05.12. chocrystal@newsis.com


양대노총 없는 노사정 대담에서 참석자들은 합리적 방향의 노동개혁을 강조하며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송시영 새로고침 부의장은 "노동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 노동개혁의 시작"이라며 "어려움을 같이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한다. 힘들수록 사회적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도 "획일적 규제를 통해 안정성을 높인 시장에 한계가 왔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다양하고 유연해지고 있는데, 규제 방식은 늘 획일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개혁에 동의했다.

그는 다만 "일각에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조건을 선행적으로 내세우는데, 사회적 대화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아울러 사회적 대화를 '만능론'으로 접근하면 시의적절한 문제 해결이나 개혁이 늦춰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정부는 노동개혁에 있어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사 주도의 대화 필요성을 제언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정책관은 "지금까지는 정부가 안을 제시하고 노사가 주고받기 식이었는데, 정부가 아니라 노사가 주도성을 가지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며 "사회적 대화의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김대환 전 장관도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노동개혁을 위해서는 노사정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협력은 사회적 대화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노사와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개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법치의 토대 위에 낡은 제도를 현대화하고, 불공정한 관행과 이중구조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개혁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고 노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절실하다"며 "노사가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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