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반도체 전쟁의 승자가 21세기 패권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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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집중 공격하는 이유는, 1990년대 일본의 버블은 어떻게 꺼졌나, 미국이 대만에 집착하는 이유는 등의 이 모든 질문을 관통하는 주제는 반도체다.
미중 갈등은 한편으로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 죽이기로 비화 됐다.
그럼에도 미국 주도의 반도체 패권에 현재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반도체 생산기지는 대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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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전 군사 목적 개발된 반도체
산업·경제 전반 좌우하는 핵심으로
태동서 기술경쟁·국제관계까지 조명
삼성전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집중 공격하는 이유는, 1990년대 일본의 버블은 어떻게 꺼졌나, 미국이 대만에 집착하는 이유는 등의 이 모든 질문을 관통하는 주제는 반도체다. 반도체는 21세기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향후 패권 방향까지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도 된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칩 워(원제 Chip War)’는 ‘칩’, 즉 반도체 산업의 태동에서 시작해 전지구적 생산·소비 구조 구축과 패권 전쟁까지 상세히 풀어썼다. 저자인 크리스 밀러는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고 국제정치 전공자다. 덕분에 책은 반도체를 둘러싼 현재의 복잡한 세계 상황을 단순히 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까지 포괄해 종합적으로 다룬다. 물론 미국의 관점에서다. 저자는 “반도체는 앞으로도 우리의 미래를 규정 지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반도체 전쟁의 승자가 21세게 패권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1950년대 미국에서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다. 미사일을 날리고, 항공기를 운용하는 등 현대의 모든 군사 작전에는 대단히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고 반도체가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
군사적 용도 외에 민간 전자산업에서 성장의 활로를 찾은 반도체 기업들 덕분에 세상의 변화가 빨라졌다. 이른바 ‘실리콘밸리’가 탄생하고 기업인들은 고성능 반도체를 앞다투어 개발하면서 부를 쌓았다. 컴퓨터가 탄생하고 인터넷이 생겼으며 무선통신으로 세계는 하나로 묶였다. 지금은 거의 모든 기계 장치에 반도체가 들어간다.
이와 함께 반도체 생산체제도 세계화했다. 반도체 기술과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산업의 전과정을 한 나라나 지역에서 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를 깨달은 미국은 자국 내에서 주로 설계만 하고 생산과 조립은 노동비용이 낮은 다른 나라에서 진행했다. 물론 이것이 미국 정부의 의도는 아니었다. 기업들이 더 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더 많이 판매할 곳을 찾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반도체는 국제자본주의의 최고의 결과물이다.
책에 따르면 처음에 일본이 반도체 생산지로 유력했다. 하지만 일본의 급성장과 오만을 경계한 미국은 한국과 대만으로 공급처를 돌렸다. 앞서 냉전의 한 축이었던 소련은 반도체 전쟁에서 패배하고 결국 붕괴했다.
책은 후반부에서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전쟁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중국은 2010년대 이후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부 분야에서는 국제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세계에 걸친 미국 위주 공급망이 아닌 독자적 공급망을 새로 만들려는 중국의 의도는 곧바로 미국의 경계를 불러일으켰다.
미중 갈등은 한편으로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 죽이기로 비화 됐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그렇게 모질게 공격하는 이유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실력은 아직 부족하다. 그럼에도 미국 주도의 반도체 패권에 현재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반도체 생산기지는 대만이다. 미국은 대만을 방어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한국에서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등 반도체 생산 설비를 지도 위에 놓고 보면 마치 아시아 전역에 배치된 미군 기지를 보는 것만 같다”고 설명한다.
불과 70여년 전만 해도 세상에 아예 없던 제품이었던 반도체는 지금은 가전기기부터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AI) 등 모든 분야를 좌우하는 핵심이 되었다. 석유를 빼놓고 20세기를 이해할 수 없듯, 반도체를 제외하고 21세기를 조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라고 한다. 2만8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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