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사진 걸라니 종교집단이냐"…의무화 추진에 프랑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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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을 밀어붙이면서 가뜩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통령 예우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시청부터 동사무소까지 주민 1500명이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 사무실에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걸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가결되면 시청부터 동사무소까지 주민이 1500명이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 사무실이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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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을 밀어붙이면서 가뜩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통령 예우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시청부터 동사무소까지 주민 1500명이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 사무실에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걸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정당 '르네상스'에 소속된 하원의원 2명은 현직 대통령 사진을 행정구역 사무실에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가결되면 시청부터 동사무소까지 주민이 1500명이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 사무실이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걸어야 한다. 이는 이들 행정기관에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함께 게양하도록 하는 현행 법률에 추가된 의무다.
하지만 프랑스의 여론은 싸늘하다. 가뜩이나 연금개혁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프랑스 야당들은 이번 법안을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내비쳐온 일방주의 논란과 연계해 비판을 쏟아냈다.
좌파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앙투안 로망 하원의원은 르네상스를 '지도자를 숭배하는 종교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국의 행정기관장들에게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고 마크롱 정권을 비판하는 시위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행정기관 대다수는 이미 현직 대통령의 사진을 법적 의무가 아닌 전통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무실에 게시하고 있다. 라켈 가리도(LFI)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정책 현안을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데니스 마세글리아 의원은 "자치단체 사무소는 프랑스인들의 집과 같다"며 "대통령 사진은 그게 누구든지 간에 민주주의적 선거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게시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을 받는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등 연금제도 개편을 여론의 강한 반대 속에 밀어붙여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 하원 표결을 건너뛰고 입법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조항을 발동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마무리해 전국적 반정부 시위를 불렀다.
프랑스에서는 2019년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자들이 마크롱 정부의 환경정책에 반발해 전국 행정기관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 액자 100여개를 떼어냈다. 당국은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고 집단절도 혐의로 기소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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