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설 정보 논란→수원 분석관 사퇴...김태륭, "도용 사실 몰랐다. 다 내 잘못, 수원에 죄송해"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최근 국내 축구계를 뜨겁게 달군 수원 삼성의 새 전력 분석관 김태륭 이슈. 끝내 자진사퇴한 그가 관련 내용에 입을 열었다.
최근 성적 부진에 빠진 수원은 이병근 감독을 내보내고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다. 김병수 감독은 오자마자 내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주승진 스카우트를 수석코치로 올렸고, 오장은 1군 코치와 주닝요 피지컬 코치를 연임했으며, 김주표 2군 코치와 신화용 GK 코치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겼다.
유일하게 코칭스태프에 추가된 이름이 있다. 바로 김태륭 전력분석관이었다. 고려대 선수 시절 김병수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프로 생활을 거친 다음 은퇴 이후 코치 생활을 했다. 여러 매체를 오가며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고 스포츠 업체 '스포츠그루,' '핏투게더' 등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김병수 감독 제안을 받고 수원 전력분석관으로 온 것이다.
김병수호 첫 출항을 남겨둔 전날. 김태륭 분석관 이슈가 터졌다. 한 베팅 정보 사이트에 김태륭 분석관 이름이 걸린 분석글이 게시된 게 논란이 됐다. 해당 사이트는 불법은 아니지만 구단 소속 전력 분석관이 활동하는 건 엄청난 문제였다. 과거 김태륭 분석관이 활동했었고 고문을 맡았던 것이 알려지면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전북 현대전에 앞서 진행된 김병수 감독 기자회견 첫 질문도 김태륭 분석관 관련 내용이었다.
전북전은 수원의 0-3 대패로 끝이 났다. 경기 다음날 김태륭 분석관 자진 사퇴가 발표됐다. 이후 해당 베팅 업체가 해명문을 냈다. 업체 이름은 시원리소스㈜다. 시원리소스㈜는 "김태륭 님이 제작팀장으로 재직했고 2017년에 퇴사했으며 고문으로 전환돼 관계를 유지한 게 맞는데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콘텐츠는 김태륭 님이 아닌 텐츠팀에서 관례적으로 제작한 것이며, 김태륭 님은 해당 텐츠에 담긴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수원과 축구 팬들, 그리고 김태륭 님에게 사과를 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인터풋볼'은 김태륭 전 수원 분석관과 통화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태륭 전 분석관 인터뷰 일문일답]
- 전체적인 상황을 알려달라.
일단 수원에 4일 정도만 있었는데 너무 길게 느껴졌다. 우선 그 업체에서 밝힌 해명문이 모든 일의 전말이다. 상황이 어찌 됐든 큰 잘못을 느낀다. 내 잘못이 명백하다. 수원이라는 큰 팀에 들어오게 되면서 개인 신변 정리를 못한 건 큰 실수이고 잘못이다.
수원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팀 상황이 좋지 못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졌다. 정말 너무너무 죄송하다.
김병수 감독님께도 정말 죄송하다. 감독님이기 전에 은사님이다. 불러주셨는데 힘이 되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죄송하고 지금도 죄송하다.
- 가장 큰 논란거리는 도용되는 걸 몰랐냐는 점이다.
고문으로 전환되면서 업무지시도 안 받았고 다른 회사에서 일했다. 당시 여러 해설위원들을 사칭하는 일이 많았다. 누가 나도 사칭이 된다고 알려줬다. 해당 사이트에 내가 픽한 게 올라간다고 하길래 다른 위원님들처럼 개인 SNS 스토리에 "나 아니다"고 말을 했다. 라이트 하게 대응했다. 지금 생각하면 더 진중하게 생각하고 이후에 조치를 했어야 한다. 내 잘못이 크다.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는 건 그 사이트가 일각에서 나온 것처럼 불법이 아니다. 다른 해설위원 분들도 나와서 콘텐츠를 한 적이 있다. 마치 불법 토토 사이트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처럼 부각이 돼서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주변 정리를 못한 건 명백한 내 책임이고 잘못이다.
수원이 새 출발을 하는 첫 경기 당일, 기자분들도 팬들도 정말 많이 왔는데 사전 기자회견 첫 질문이 내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걸 듣고 너무 죄송해서 정말 죽고 싶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 자진 사퇴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 "돈을 쭉 받았다", "베팅 사이트 신년회"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정의 고문료를 계속 받았다. 계속 월마다 받는 돈이었는데 분석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내 이름을 건 글이 올라오는 줄도 몰랐다. 그 회사가 투자를 받으려면 업계 관계자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런 이해관계 속에서 받은 돈이지 베팅 분석글과는 관련이 없다.
신년회 참석은 정말 잘못된 정보다. 2019년 1월에 핏투게더라는 회사에 입사했다. 핏투게더에서 재직을 할 때인데 가자마자 수년 전 재직한 회사에 신년회를 가는 건 말도 안 되고 일단 가지도 않았다. 팩트인 것처럼 퍼져 나가 안타까웠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수원 팬들께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 김태륭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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