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 실패 만회하자 주가 4% 상승··· '구글 I/O 키노트' 톺아보니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5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 콘퍼런스, 구글 I/O 2023이 막을 올렸다. 올해 구글 I/O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Making AI more helpful for everyone)’을 주제로 개최되며,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인 ‘구글 바드’의 한국어 추가 지원과 함께 다양한 광고 검색, 구글 클라우드, 구글 워크스페이스, 슈퍼컴퓨팅 등 다양한 소식은 물론 구글 픽셀 태블릿, 픽셀 폴드, 픽셀 7a 등 하드웨어 제품군도 함께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가 구글의 입지를 위협하는 가운데, 올해 구글이 어떤 전략을 앞세울지 키노트 세션을 토대로 짚어본다.
인공지능, 모두에게 더 유용하게 만드는 것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인공지능 개발의 여정이 시작된 지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흥미로운 변곡점에 있다”라면서, “최근 몇 개월 간 우리는 생성형 인공지능처럼 제품을 근본적으로 더 유용하게 만들고 있으며,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을 통해 검색을 비롯한 모든 핵심 제품을 다시 구상하고 있다”라고 발표를 시작했다.
구글은 현재 15개의 서비스를 약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그중 6개는 각각 20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구글은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지메일에는 클릭 한 번으로 짧게 응답하는 ‘스마트 리플리(Smart Reply)’를 출시했으며, 지난 1년간 워크스페이스에서만 1천800억 번 이상 사용되며 모델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메일을 답장하는 수준의 글 쓰는 인공지능 도입을 앞두고 있다.
또 구글 지도는 매일 200억 킬로미터의 길을 검색해 고도화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15개 주요 도시에서 이동 노선과 정보를 가상으로 볼 수 있는 몰입형 뷰가 제공될 예정이다. 사진은 매달 17억 장의 이미지가 구글 포토에서 편집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말에는 ‘매직 에디터’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의 편집 기술을 선보이게 된다.
자연어 처리 모델 2세대로 진화, AI ‘바드’도 업그레이드
지난해 공개된 구글의 언어 모델 PaLM(Pathways Language Model, 경로 언어 모델)은 빠르게 개선돼 2세대 모델인 PaLM 2로 새로 선보인다. PaLM은 기존 자연어 처리 모델에서 언어 생성 및 이해 능력, 추론, 오류 수정 등을 끌어올린 구글의 언어 모델이며, 2세대 모델은 현재 100개 이상의 언어에 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 PaLM 2는 25개 이상의 제품 및 서비스에 도입될 예정이며, 가장 가벼운 모델은 모바일에서도 작동한다. 또 오프라인에서도 대화형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난 2월 공개한 대화 생성형 인공지능인 바드(Bard)도 180여 개 국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바드가 서비스된 지 두달 정도 지났지만, 이미 바드는 PaLM 2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했으며, 고급 수학 모델 및 추론, 코딩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바드는 40개 언어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인데, 한국어와 일본어가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보통 영문 서비스의 경우 쌍형어인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을 먼저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니 한국어를 우선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영어에 이어 곧바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서 순다르 피차이 CEO는 “한국과 일본은 기술을 채택하는 데 있어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으며,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지역“으로 평가하면서, “한국어와 일본어는 기존 영어와 매우 다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다. 즉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독립된 언어권역인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삼은 것이다.
이외에도 구글은 질문이 더 자연스럽게 검색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검색 생성 환경을 소개했으며, AI를 위해 특별 제작된 엔비디아 H100 GPU 기반 A3 슈퍼컴퓨터와 소비자 개인화된 인공지능 플랫폼인 캐릭터.AI+(Character.AI +)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무분별한 인공지능 개발로 인한 AI 원칙 훼손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는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첫 공개의 실패 만회··· 서비스 확장 나설듯
지난 2월, 구글은 챗GPT 열풍에 편승하고자 준비가 덜 된 상태로 구글 바드를 공개했다. 성급한 공개였던 탓인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9살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최초로 태양계 밖의 행성을 찍었다”는 대답을 내놨고, 다음날 나사에 의해 오답으로 판명 났다. 이로 인해 구글의 주가는 13%가량 떨어졌고,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과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발표 직후 구글 주가는 4.31% 오르며 6개월 중 최고가를 달성했다. 앞서 발생한 실책을 어느 정도 만회한 모양새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의문이 해소된 만큼 구글이 빠르게 서비스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구글 바드는 한국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구글 I/O에서도 현재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에 구글의 인공지능을 탑재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오픈AI의 GPT-4는 API 형태여서 다른 서비스에 납품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자사 서비스와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서 훨씬 더 확산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구글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으니, 경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더 격렬한 경쟁 태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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