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신임 한화 감독 "수비수를 위한 수비가 아닌, 투수를 위한 수비가 중요"
"팀워크의 가장 큰 방해물은 '오지랖'"... 과감한 청산 예고
"김서현 강재민 박상원은 필승조".... 오그레디 향후 구상도 밝혀
1군 감독으로 전격 부임한 최원호 한화 감독이 향후 선수단 운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전임 감독의 유산은 이어가되, 선수들이 원하지 않는 작전이나 부조리 등은 확실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화는 11일 대전 삼성전 경기가 끝난 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최원호 2군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전격 선임했다.
최 감독은 12일 원정 경기가 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갑자기 (1군을) 맡게 돼 정신이 없었다.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고참들에게 부탁했다. 최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20년 ‘감독 대행’ 시절을 떠올렸다. 최 감독은 “당시 14연패 중에 (감독 대행으로) 올라왔기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다”면서 “지금은 최근 경기력이 좋은 상황에서 (감독으로) 왔다. 변화를 최소화하려 한다”라고 했다.
부임 직후 선수단에 ‘팀워크’를 강조했다고 한다. 최 감독은 “팀워크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개인적으로 ‘오지랖’이라 생각한다. 자기 임무가 아닌 것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런 조직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전했다.
전임 감독이 잘해 왔던 건 이어가되, 변화가 필요한 것은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투수 및 젊은 선수들의 관리, 적극적인 주루 등은 (수베로 감독 때) 상당히 변화된 부분이고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완할 부분은 수비 시프트 운영을 예로 들었다. 최 감독은 “수비수를 위한 수비가 아닌, 투수를 위한 수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수 동의 없는 일방적인 수비 시프트는 투수의 심기를 건드리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좌타자 상대 시프트’ 등 실제로 투수들이 원하는 수비를 경기에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팀의 승리를 지킬 필승조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일단 박상원은 그대로 마무리를 맡기고 그 앞에 강재민 김서현까지 3명을 필승조로 생각 중이다. 다만 강재민 박상원이 연투를 했다면, 이들은 쉬고 김서현이 세이브 상황에서 나설 수 있다”라고 했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부진에 대해서도 심경을 털어놓았다. 최 감독은 “처음 2군에 내려왔을 땐 밸런스가 좋지 않아 타격 폼을 수정했다. 연습 때는 좋은데 정작 2군 경기 땐 안 좋았다. 타격 코치들과 상의 후 (1군) 투입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그러나 시즌 중 감독 교체가 또다시 이어지면서 ‘감독들의 무덤’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2010년 이후 시즌 도중 퇴진한 감독이 무려 4명이다. 게다가 김인식 전 감독(2005~09년) 이후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다.
2010년 부임한 8대 사령탑 한대화 전 감독은 ‘최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2011년 공동 6위로 올려놓으며 '야왕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2012년 8월 퇴진했다. 9대 김응용 전 감독은 3년 임기를 채우긴 했지만 재임 기간(2012~14년)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고 재계약도 하지 못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2015년 화제 속에 10대 사령탑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이후 프런트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2017년 5월에 퇴진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한용덕 전 감독이 부임 첫해인 2018년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놨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9위에 머물렀고 2020년 시즌 초 팀이 연패에 빠지자 그해 6월 자진 사퇴 형식으로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이후 남은 시즌(114경기)은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소화했지만 한화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2020년 11월 한화와 3년 계약을 한 수베로 감독도 임기를 6개월 남기고 팀과 ‘불편한 이별’을 하게 됐다.
아울러 최원호 신임 감독은 이례적인 경력을 갖게 됐다. 2019년 11월 한화 2군 감독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7개월 만에 ‘감독 대행’으로 1군을 이끌었다. 2020 시즌을 마친 뒤 2군 감독으로 돌아가 지난해 11월 ‘2군 감독 3년 재계약’을 했는데, 6개월 만에 다시 ‘1군 감독 3년 계약’을 하게 됐다.
인천=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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