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김용 술값 내주려 남욱 뇌물 받았다"

이대희 2023. 5. 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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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술값이 부담돼 민간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기 시작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씨에게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1억9천만원의 뇌물 중 1천만원은 정확히 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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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에 준 뇌물 중 1천만원, 제가 썼을 수도…정진상은 100%"
법정 향하는 유동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3.5.9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권희원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술값이 부담돼 민간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기 시작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씨에게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1억9천만원의 뇌물 중 1천만원은 정확히 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꿨다.

유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씨의 뇌물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초 뇌물 수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씨는 2013년 설 무렵인 1월 혹은 2월 남욱씨가 요구하지 않은 2천만원을 가져와 이를 받았다고 말했다. 남씨로부터 받은 첫 뇌물이라고 했다. 이는 검찰이 2021년 10월 유씨를 기소할 당시 공소장에 담은 뇌물 3억5천200만원과는 별도다.

유씨가 2013년 3월 먼저 금품을 요구해 그 다음달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 당시 검찰 조사 결과였지만, 이보다 앞선 시점에 남씨가 스스로 돈을 가져와 받았다는 것이다.

유씨는 "정진상과 김용은 술만 먹으면 제 앞으로 술값을 달아놔 2010년에만 4천∼6천만원이 돼 굉장히 부담이 됐다"며 "김용은 공사 설립하면 돈 좀 만들 수 있냐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등 다들 돈이 필요하다고도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럼 한 번 만들어 볼게요'라고 했고 '그래도 남욱이 변호사니 제일 낫지 않나' 싶었지만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며 "근데 본인이 가져왔길래 그냥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판 참석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3.5.11 [공동취재] dwise@yna.co.kr

유씨는 검찰 수사에서 이 2천만원을 1천만원씩 각각 정씨와 김씨에게 줬다고 진술했는데, 이날 공판에서 김씨에게 준 사실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뇌물수수 혐의 액수는 정씨가 2억4천만원, 김씨가 1억9천만원인데 김씨의 공소사실이 흔들릴 여지가 생긴 셈이다.

유씨는 "정진상에게 준 것은 100% 얘기할 수 있는데 김용은 줬다는 게 80%, 아닌 게 20% 정도"라며 "김용 아니면 제가 썼을 텐데 김용 사무실에 가서 1천만원을 여러 차례 전달한 적이 있어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유씨는 그 이전에도 민간업자가 아닌 고(故)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에게 1억원을 빌리는 등으로 마련한 돈을 정씨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정씨에게 '떡값'으로 약 5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고, 한 철거업자가 정씨의 술값을 대납한 9천만원을 대신 변제해줬다고 했다. 정씨가 이 철거업자에게 술값 대신 성남시 일감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자신이 변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씨 변호인은 유씨가 2012년 남씨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안 만들어 주면 이재명 시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2년 기다려서 이재명이 되지 않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6년 더 기다려라'고 말했다는 검찰 조사 내용을 소개하면서 "증인은 이 대표 편이 아니라 남욱 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씨가 이 대표 낙선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도 몰아세웠다.

유씨는 해당 발언은 인정하면서도 "이분법으로 가를 만한 내용이 아닌 정무적인 내용으로, 이재명 시장의 뜻을 관철하면서 가장 부드럽게 사태가 나빠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참모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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