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10배 커진 환자, 새생명 얻었다
새로운 방식으로 수술해 성공
세브란스병원이 다낭성 간 질환자를 대상으로 전례 없던 방식의 간 이식 수술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이식법은 간 정맥 등의 혈류를 차단한 뒤 기존의 간을 떼내고 생체 간을 혈관에 다시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출혈량도 줄여 환자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려 12㎏에 달하는 간을 몸속에 지니고 있었던 환자는 현재 건강을 되찾았다.
12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재근 이식외과 교수는 최근 다낭성 간 질환자의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희귀병의 일종인 다낭성 간 질환은 몸속 노폐물이 물혹처럼 덩어리를 이룬 것이 간 전체에 20개 이상 생긴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간은 1.2~1.8㎏ 정도지만 다낭성 간 질환자는 최소 10㎏ 이상이다.
그동안 다낭성 간 질환의 치료법으로는 물혹을 직접 터뜨리거나 체액을 빼내는 배액술이 흔히 실시됐다. 하지만 출혈이 심하게 일어나고 수술이 오래 걸린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이 교수는 간 정맥과 복대정맥(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간에서 떼어내 혈류를 차단한 다음 기존 간을 제거하고 생체 간을 이식한 뒤 다시 혈관을 이어 붙이는 방식의 수술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 출혈량을 줄이고 소요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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