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원호 감독" 투수 동의 없던 시프트, 애매한 투수 운용 바로 잡겠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의 경질 후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신임 감독이 잔여 시즌 팀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서 4 대 0 완승을 거둔 뒤 수베로 감독의 경질했다. 이와 함께 최원회 퓨처스(2군) 감독을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수베로 감독의 경질 소식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챙겼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이 그동안 팀을 잘 운영해봤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데 이어 올 시즌에도 여전히 하위권을 멤돌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외야수 채은성, 내야수 오선진, 우완 이태양 등을 영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성적이 눈에 띄게 달라지진 않았다.
이외에도 수베로 감독이 추구하는 경기 운영 방식이 팀 스타일에 맞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한화는 결국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수베로 감독은 2020년 지휘봉을 잡은 뒤 2시즌 31경기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원호 감독은 곧바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주말 3연전부터 팀을 이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선임이 돼서 어제 오늘 정신이 없다"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2020년 6월 7일 한용덕 전 감독의 퇴진 후 6월 8일부터 감독대행으로 1군 선수단을 이끈 바있다. 당시 최 감독이 지휘한 114경기는 역대 최장 감독 대행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 감독은 감독 대행으로 이끌던 시기에 대해 "당시에는 14연패 중 선임됐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면서 "구단에서도 큰 변화를 원했고, 나도 공감을 해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현재 분위기에 대해서는 "최근 경기력이 좋기 때문에 변화를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수베로 전 감독에게 '이기는 야구'를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구단에서 당장 이기는 야구를 해달라고 하진 않았다. 일단 팀이 구성을 갖추는 데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내년에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 야구, 투수 부문의 구성을 확실하게 잡아주길 바란다다고 의뢰했다"고 전했다.
수베로 감독 시절 드러냈던 문제점들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한화 구단의 요청이다. 수베로 감독은 수비 시프트와 투수 운용 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최 감독은 먼저 수비 시프트에 대해 "그동안 투수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프트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가 투수들의 동의 없이 실행됐던 것.
이에 최 감독은 "이제는 투수의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시프트를 하려고 한다"면서 "투수의 심기를 건드리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야수를 위한 수비를 하는 게 아니라 투수가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수가 원하는 선에서 확률이 높았던 시프트를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수 운용에 대해서는 "누가 필승조이고 누가 추격조인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치러왔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구단에서 이외에도 선수들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확실한 포지션 설정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승민 코치와 이동걸 코치, 이대진 수석 코치 등와 함께 투수 파트에 대해 논의를 했다"면서 "마무리는 박상원, 앞에는 강재민과 김서현 등을 두고 필승조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휘봉을 잡은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 시즌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진 못했다. 최 감독은 "어제 통보를 받아서 거기까진 생각하진 못했다. 일단 매 경기 상황에 맞게 팀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선수들에게 맡기는 부분이 90%였다면 앞으로 벤치가 10~20% 개입하는 운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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