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분기 6.2조 적자… 정승일 사장 결국 사퇴
鄭사장 "요금 인상은 불가피"
가스公도 1.4조 추가로 마련
◆ 위기의 에너지 공기업 ◆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1분기에만 6조원대 영업손실을 냈다고 12일 발표했다.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된 영향이 컸다. 잇따른 대규모 적자에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지자 같은 날 정승일 한전 사장은 전격 사퇴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5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책을 내놨다.
한전은 이날 올해 1분기에 6조17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7조7870억원)와 비교해선 20.7% 감소한 금액이지만 시장 전망치(-5조299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에 이어 또 '어닝쇼크' 수준 실적을 낸 것이다.
이날 정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자진 사퇴한다고 언급한 뒤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당이 한전의 경영난과 방만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정 사장 사퇴를 수차례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국민 여론에 부담을 느껴 정치권이 전기료 인상을 지연시키고 있는 가운데 전날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경질한 데 이어 한전 사장 퇴진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한전은 5조6000억원 규모 재무개선 방안이 담긴 추가 자구책을 마련했다. 사업 조정과 비용 절감뿐 아니라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 사옥 매각과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임대, 임직원 임금·성과급 반납 등의 계획이 담겼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20조1000억원 규모 자구책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도 사업 축소 등을 통한 1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책을 발표했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4조6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2021년 5조8465억원에 이어 지난해 32조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한전이 올 1분기에도 적자 행보를 이어가며 요금 인상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40일 넘게 표류 중인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이 이르면 15일 당정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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