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뱅크런·디폴트 '겹악재'…JP모건 "戰時상황"
매각 공포에 예금 대거 인출
다이먼 "美 디폴트 재앙될 것"
파산 가능성이 높은 은행으로 꼽히는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뱅코프가 최근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이와 함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부채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워룸'(war room·전시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한폭탄 두 개가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팩웨스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 자료를 제출하고 이달 첫째 주 총예금의 9.5%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뱅크런이 일어난 시점은 지난 1일 미국 대형 은행 JP모건이 파산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한 직후다. 지역은행 연쇄 도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3일 팩웨스트가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공포에 질린 고객이 예금을 줄줄이 인출해간 것이다. 이날 팩웨스트도 예금 유출이 대부분 4~5일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팩웨스트가 뱅크런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팩웨스트 주가는 전날보다 22.70% 떨어진 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이후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기준 51%나 폭락한 상태다. 팩웨스트의 뱅크런 소식에 자이언스뱅코프, 코메리카은행, 뱅크오브하와이 등 다른 지역은행 주가도 4~10%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팩웨스트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아 파산 위기에 내몰린 상태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비즈니스에 "팩웨스트는 (현재 은행 위기의) 가장 약한 고리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면서도 "그들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폭풍을 견뎌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초대형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국채 디폴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이먼 CEO에 따르면 JP모건은 현재 디폴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매주 회의를 하고 있으며, 오는 21일부터는 매일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미국 의회의 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회의를 하루에 3번씩 열 방침이다. 다이먼 CEO는 디폴트 가능성을 두고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디폴트는 계약, 담보물뿐만 아니라 틀림없이 전 세계 고객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정치인을 향해 "제발 협상에서 합의해달라"고 호소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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