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코인 7000만개 유통량 논란 때, 정치권서 벌어진 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위믹스’ 코인(가상화폐) 투자 관련 의혹이 개인의 일탈 차원을 넘어 국회 입법 로비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위믹스는 지난해 11월 당초 계획보다 초과 유통돼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됐는데, 이 물량이 정치권으로 흘러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위믹스와 직접 관련이 있는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 합법화를 대선 공약으로 삼은 배경에 김 의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위믹스는 지난해 계획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의 차이가 문제가 돼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거래 정지)됐다. 위믹스 유통 계획서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2억4500만개 코인이 유통돼야 하는데 실제 유통량은 3억1800만개로, 7000만개 이상 초과됐다. 10월 중순 가격(개당 2500원)으로 따지면 무려 1750억원에 이른다. 결국 위믹스는 2022년 11월 ‘중대한 유통량 위반’ 등으로 거래소에서 퇴출(상장 폐지)됐다.
문제가 된 물량의 행방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메이드는 왜 위믹스를 초과 유통한 것일까. 여기에서 한국게임학회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게임학회는 ‘P2E 업체와 단체가 국회에 로비했다는 소문이 무성하고 이익공동체 형성이 의심된다’면서 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즉, 로비를 위해 위믹스를 뿌렸다면 초과 유통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믹스가 로비용으로 제공되었다면 프리 세일이나 블록딜 형태로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어서 대량으로 위믹스를 보유하는 형태를 띠게 될것”이라며 “그동안 김 의원이 고위험의 김치코인인 위믹스에 투자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지 않았는데, 로비용으로 받은 것이라면 자연스럽다”고 했다.
이어 “만일 로비용으로 저가에 매수했다면 자금 출처도 밝히기 어렵고, 상장 폐지된 상황에서 대량 보유 사실도 밝힐 수도 없게 된다”며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로비설이 여러 거짓말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가설“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위믹스 발생사인 위메이드 측 관계자는 “해당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당시 논란은 유통량에 대한 위믹스 측과 거래소 측의 정의 기준이 달라서 생긴 문제로 이미 소명 절차를 거쳤다”며 “논란이 된 7000만개의 코인은 현재 전량 위믹스 측에서 회수를 해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P2E 규제완화 외친 이재명, 왜?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위믹스와 직접 관련이 있는 P2E 방식 합법화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는데 김 의원이 당시 P2E 관련 법안 발의, 토론회 등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김 의원은 대선 캠프 온라인 소통단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만해도 위믹스 코인을 비롯한 P2E는 사행성이 커서 규제 완화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많았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최종 공약으로 P2E가 거론됐지만 하태경 선대위 게임특별위원장의 강한 반대로 막판에 제외됐다고 한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2021년 12월 “P2E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해외에선 이미 활발한 산업으로 무조건 금지하면 쇄국 정책”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엔 다시 P2E 규제에 대해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정한 다음에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의 미래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이 같은 시기에 P2E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유명 게임 업체 ‘컴투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김 의원은 코인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김 의원은 2021년 12월 2일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조항은 게임머니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내용으로, 게임과 연동된 코인에 곧바로 호재로 작용한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듬해 1월 P2E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에 참여했다. 김 의원이 위믹스를 대량으로 사들인 시기와 겹친다. 대선 한 달 전인 2022년 2월에는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대체불가토큰, NFT를 기반으로 하는 ‘이재명 대선 펀드’를 추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위믹스를 집중적으로 거래했다고 한다.
☞키워드: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싱가포르 소재 위믹스 법인을 통해 2020년 처음 발행한 대표적인 국산 P2E 코인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속 자원을 모아서 위믹스로 바꾼 뒤 원화 거래소 지갑으로 이체해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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