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40·채권40·현금20 전략 필요 … 경기 반등땐 신흥국 유리
美금리인상 직격탄 신흥국
경기 바닥 가장 먼저 찍을 듯
◆ 2023 서울머니쇼 ◆
"침체가 찾아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의 전통적인 배분 비중인 6대4를 조금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 주식·채권·현금을 4대4대2 정도로 가져간 뒤 추후 주식 비중을 높여라."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줌' 서비스를 활용해 2023 서울머니쇼 '월스트리트에서 바라보는 경제 전망' 세션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번 세션은 김희경 MBN 국제부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진행됐다.
뉴욕 현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대표적 한인 금융인인 윤 CIO는 "미국의 성장 엔진은 4개가 있다"며 "정부, 제조업, 서비스업, 소비자"라고 전제했다. 이 중 정부는 돈 풀기인 양적 완화를 중단한 뒤 금리를 인상했고, 제조업은 지난해 12월부터 급격히 꺾였으며, 서비스업 역시 1분기부터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윤 CIO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에는 소비자라는 엔진 단 하나만 작동하고 있는 꼴"이라며 경기 침체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한 미국 중소은행들이 잇달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미국 중소기업들이 미국 중소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이 문제가 해결돼야 그나마 경제에 희망이 있는데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현재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 윤 CIO의 진단이다. 그는 "2010년에 주식과 채권을 6대4 비중 포트폴리오로 구축했다면 현재 주식과 채권 비중은 8대2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주식시장이 그동안 좋았던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과거처럼 좋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채권 이자가 높은 지금 시점에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는 신흥 시장을 꼽았다. 윤 CIO는 "신흥 시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까닭에 오히려 경기 저점을 가장 먼저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경기 사이클상 신흥국, 유럽, 미국 순으로 경기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에 고전 중인 한국은 경기 저점 통과 시점이 신흥국이나 선진국 대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이 높은 수출 비중으로 인해 현재 고전하고 있는 대신, 향후 경기 반등 때는 보다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이라는 게 윤 CIO의 예상이다.
'좋은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윤 CIO는 "기술주 중 시스코(CISCO)라는 주식이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최대 수준 시가총액을 자랑하던 주식이지만 나스닥 버블 때 시스코의 주가수익비율은 100배에 달했다"며 "시스코는 좋은 기업이었지만 이 같은 주가 거품이 꺼지고 난 뒤 아직까지 주가가 20년째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기 투자를 할 만한 좋은 기업이란 현재 '핫한' 주식이 아니라 적정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좋은 기술 기업"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유행하고 있는 AI 관련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하더라도 미래 가치가 과도하게 선반영된 기업은 투자하기에는 '나쁜 기업'이라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한우람 차장(팀장) / 손동우 차장 / 차창희 기자 / 최근도 기자 / 명지예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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