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남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스타트업 “산업계와 협의 절실”
시범사업 3주 남았는데, 산업계와 만남 전무
“재진 원칙 불가피하다면 일단 협의라도 진행해야”
비대면진료 안전성 위한 업계 4가지 약속도 공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12일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면진료 중단으로 국민 혼란이 야기되지 않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및 방역조치 전환’이 선언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단계는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3년간 1371만명의 국민이 활용했던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장지호 원산협 공동회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보건복지부에서 비대면진료의 효용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도록 시범사업 정책 설게에 고심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비대면진료는 펜데믹 기간 보완적 수단의 의료로써 국민 건강의 보호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의 가장 큰 현안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방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와 업계간 시범사업을 위한 만남은 전무했다. 다음달 1일 시행되는 시범사업인만큼 준비기간이 약 3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해관계자들간 협의는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장 회장은 “시범사업을 설계하는데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법률적 쟁점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를 전제로 이해관계자간 협의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현 수준의 시범사업을 우선 시행하고, 협의 결과에 따라 보완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업계는 ‘초진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해왔지만, 최근엔 정부와 의료계가 ‘재진 중심’이라는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예컨대 재진 중심이지만, 초진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이나 분야를 두는 식이다.
실제 이날 장 회장도 “정부와 의료계가 ‘재진 중심’이라는 원칙을 깨기 힘들다면 적어도 경증 환자들에 대해선 초진을 열어줬으면 한다”며 “업계가 너무 우리만의 원칙을 고수하면 결과적으로 비대면진료를 바라보는 국민들께 혼선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중요한 건 협의를 통해 (국민들이) 비대면진료를 보다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시간적으로 촉박한 건 사실이다. 하루 빨리 정부, 의료계, 산업계가 협의의 장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우선 초·재진을 판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상당히 복잡하다. 시스템 구현하는 시간으로 3주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장 회장도 “미리 예측해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게 기술적, 법률적(환자 정보 처리문제)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닥터나우, 굿닥, 메라키플레이스, 솔닥, 헥토클리닉 등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역할을 선언했다.
장 회장은 대한약사회 등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약 오배송 문제 등에 대해서도 “약 배송원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나, 포장에 대해 미비했던 부분을 고도화시킬 예정”이라며 “약사회가 이런 문제점들을 더 지적해준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날 국민들에게 △지속되는 감염위험에 노출된 국민 건강 보호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준수 △의료전달체계 일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플랫폼에 대한 사회적 우려 해소 등 4가지 약속을 공표했다. 산업계가 앞서 안전한 비대면진료 환경 조성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나름의 의지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동종업계 인터넷 회사들이 같은 기조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게 일반적이진 않지만, 원산협을 통해 경쟁사들이지만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비대면진료 업계 내부에서부터 신뢰성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는 3년간 이용건수가 3661만건에 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재이용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87.8%였다. 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서도 87.9%가 ‘향후 비대면진료 활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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