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안되는 크론병...“치료하면 정상생활 가능해요”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5. 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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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성이 40% 차지
증상없애는 관해가 치료 목적
생물학적 제제 등 장기 투여해야

오는 19일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을 앞두고 ‘크론병’이 주목받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인 크론병은 전 세계 약 500만명이 앓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주요 증상이 설사와 복통인데 이를 단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착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증상이 심한 소수의 환자를 제외하면 꾸준히 치료받을 경우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는 모든 소화관에 만성 염증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5∼35세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로는 완치할 수 없는 대표 난치병이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젊은 남성 환자가 많이 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크론병 환자 2만8720명 가운데 20~3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9.6%(1만1391명)로 나타났다.

크론병 <사진 출처=세브란스병원>
문제는 10대에 크론병에 걸리면 40대이상의 환자들보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복통과 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장에 생긴 염증으로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성장 부진 등을 겪기 때문이다. 초반엔 일상생활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에 스트레스 등 심적인 좌절을 겪기도 한다.

김윤재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스트레스는 장의 운동성을 높이고 점막 분비를 증가시켜 증상을 더 나쁘게 만든다”며 “크론병을 비롯한 소화기내과 질환은 대부분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론병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다. 응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초기 증상은 보통 설사와 복통, 혈변,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빈혈, 복부 팽만감, 구역질, 구토, 복부의 불쾌감, 치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은 혈액·대변·내시경·조직·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소장 침범이 의심된다면 캡슐내시경 검사 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크론병은 완치되기 어렵기 때문에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해란 증상과 염증이 모두 사라진 상태를 의미한다. 먼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항염증제를 사용하고 급성 악화기에 접어들었을 때 스테로이드제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현 상태를 유지하는 용도로 쓴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치료에 많이 사용하면서 경과도 좋아졌다. 다만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실시해야 한다.

김 교수는 “단순 장염와 실제 크론병을 한번에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검진 단계서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증상이 곧바로 호전되는 게 아니다 보니 치료 과정이 마치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도 개인에 따라선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데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은 환자 스스로 자제하고, 의료진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조합해 처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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