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어 특화 생성형AI 출시마저 구글에 추월 당한 한국
구글이 한국 기업보다 먼저 한국어에 특화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내놓았다. AI 챗봇 '바드'가 영어에 이어 한국어까지 지원하게 됐다. 한국어로 된 무수한 데이터를 학습했으니, 한국인들의 온갖 질문에 답할 채비가 됐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반기에 한국어 AI 모델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구글보다 우수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생성형 AI 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 기업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역시 출발은 스타트업이었다. 기술력을 입증했기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2019년에 1조3000억원, 2023년에는 13조원의 투자를 받았던 것이다. 한국 기업도 기술력만 있다면 세계 어디서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이 늦어진 진짜 이유는 실패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획일화된 규제를 가하는 잘못된 사회 문화에 있다. 챗GPT는 잘못된 답을 알려주는 이른바 '환각' 증상이 심각해 가짜뉴스의 온상이 될 위험이 있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보다 민주당 출신을 높이 평가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도 높다. 한국 같으면 이런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당장 규제하라고 했을 것이다. 획일적인 규제를 따르느라 평범한 답만 내놓는 AI로 전락했을 것만 같다. 이는 한국에서 간편결제가 늦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온라인에서 결제 사고가 나자 정부는 '액티브 X'라는 획일적인 규제를 도입해 대처했다.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나올 씨를 말려버린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지 않다. 실패를 용납한다. 더 많이 투자해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한다. 실제로 챗GPT가 나오자 빅테크 간 혁신 경쟁이 가열됐다. 그래서 나온 게 구글 바드다.
구글은 영역별로 전문화된 생성형 AI도 내놓을 거라고 한다. 의료용, 사무용, 모바일용 등을 예로 제시했다. 이런 식이면 각 직업에 특화된 구글 한국어 AI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처럼 실패를 규제로 해결하려는 행태를 고치지 못하면 온갖 한국어 서비스를 외국 기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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