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한화 감독 "내년을 위한 셋업의 시간"... 수베로 떠난 빈자리 구단 운영방향은? [인천 일문일답]

인천=안호근 기자 2023. 5. 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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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최원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12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올해보다는 내년부터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 올해는 셋업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최원호(50)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정했다. 갑작스럽게 부임하게 된 만큼 당장 눈앞의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내년도 성적을 낼 수 있는 밑거름을 깔겠다는 것이다.

최원호 한화 신임 감독은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취임일성을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운영 방향이었다. 구단 측으로부터 당장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데 급급하기보다는 내년을 위한 초석을 다져달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것. 최원호 감독도 이를 생각하면 구단을 꾸려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아울러 불펜에 있어선 확실한 필승조를 구축하겠다고도 밝혔다. 최 감독은 "투수들은 마무리 포함 3명 정도의 필승조를 갖출 것이다. 누가 필승조이고 추격조인지 모르고 왔다갔다 했다"며 "마무리 박상원과 그 앞엔 강재민과 김서현"이라고 못을 박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장점을 살려가겠다고도 전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양한 포지션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단에서도 수베로 감독께서 잘 한 건 승계를 해주길 바랐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관리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등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왼쪽). /사진=OSEN
최원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갑작스럽게 (선임)돼서 정신이 없는 상태인데 당장 오늘부터 경기를 해야 한다. 최대한 선수들 동요하지 않게 선참 선수들에게 부탁했다. 일단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안정된 운영을 하려고 한다.

- 3년 전 감독 대행 부임 때와 큰 차이점은?
14연패에서 올라온 것이 가장 크게 다르다. 당시엔 구단에서도 분위기가 안 좋아 큰 변화를 원했고 나도 공감을 했다. 당시엔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 시작을 했다면 지금은 최근 경기력이 괜찮은 상황이기에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작하는 게 적합할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 이기는 야구에 대한 과제를 받았다. 어떤 야구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기는 야구를 해달라고 주문을 받은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정말 시즌 초부터 이기는 야구를 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올해는 이길 수 있는 셋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내게 의뢰를 해준 건 그것을 위해 야수나 투수 쪽에서 셋업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선수들이 광범위한 포지션에서 뛰었는데 이젠 조금 더 축소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선정, 타격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로 추린 고정 라인업, 투수들은 마무리 포함 3명 정도의 필승조 개념 등에 대한 것이다. 누가 필승조이고 추격조인지 모르고 왔다갔다 했기 때문이다.

수베로 감독님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구단에서도 수베로 감독께서 잘 한 건 승계를 해주길 바랐다. 투수들 관리나 젊은 선수들 관리,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등은 수베로 감독이 오시고 변화된 부분이고 젊은 선수가 많은 우리팀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그런 걸 구단도 이어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조금 수정할 건 시프트의 경우 투수의 동의를 안 받은 상태에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했다면 이젠 선수들의 동의를 얻은 상황에서 하려고 한다. 어제 1시간 동안 코칭스태프 미팅을 했다. 오늘 오후에 선수들에게 조사를 했고 다수 선수들이 슬러거 좌타자의 경우에 한해서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경우엔 극단적 시프트를 할 것이고 주자가 1,3루에 있거나 병살을 유도할 수 있을 때 등엔 자제하려고 한다. 수비수가 수비를 위한 시프트가 아닌 투수가 얼마나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는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칫 투수의 심기를 건드리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전혀 안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투수들이 원하는 선 안에서 확률이 높았던, 좌타자 극단적 시프트는 성공률이 높았기에 그렇게 적용하려고 한다.

- 4월 외국인 타자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오그레디는 손혁 단장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스미스도 그랬고 오그레디도 부진했다. 처음 퓨처스에 내려왔을 땐 밸런스가 안 좋았다. 앞 다리로 체중 이동이 안돼 골반이 뒤로 빠지고 배트를 감아돌리면서 빗겨 맞는 경우가 있었다. 수정해가는 과정에서 올라왔다. 연습 때는 좋아졌는데 경기 때는 그만큼 나오지 않았다. 퓨처스 타격 코치와 더블 체제로 가려고 한다. 전체 선수를 한 자리에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그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현석 코치가 수정 작업을 거치던 중에 왔기에 조금은 나아졌지만 더 많이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컨디션을 보고 타격 코치와 상의해 투입 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최원호 감독. /사진=OSEN
- 선수들에게 해준 말은?
팀워크에 대해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돼 고참 선수들에게 특별히 부탁을 했고 전체 선수들에겐 팀워크를 말했다. 일반적으로 팀워크에 문제되는 건 오지랖이라고 본다. 각자 맡은 영역을 인지할 필요가 있고 거기서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된다. 자기것이 아닌 것을 신경 쓰는 경우가 많고 그런 조직이 팀워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내 영역을 알고 각자 맡은 것에서 최선을 다하면 팀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강조했다.

또 선수들 가운데 여린 선수들, 멘탈이 약한 선수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려면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런 선수들은 핑계를 찾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체크해보고 부정적인 핑계를 찾고 있다면 바꿔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좋은 결실이 당장은 안나오더라도 나중에라도 온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하루 하루, 한시즌 한시즌 나아가자고 했다.

- 오그레디는 수정작업을 거치며 대타로 나서나?
오늘 훈련하는 것도 보고 매일 타격 코치와 상의할 것이다. 나는 타자 출신이 아니지만 타격은 느낌이 오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전문 분야를 맡고 있는 코치들과 상의를 매일할 것이다. 오늘은 스타팅이 아니지만 내일이라도 나갈 수 있다. 내일은 오그레디가 오늘 나간 선수들보다 더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무리해서 내보낼 필요는 없다. 최근 몇 경기 좋은 분위기였기에 그 부분은 타격 파트와 논의해 결정하겠다.

- 필승조 역할을 명확히한다는데 윤곽은?
박승민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 이대진 수석 코치와 나까지 해서 마무리를 맡고 있는 박상언과 강재민, 김서현까지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강재민과 박상언은 2일 연투를 했기에 오늘은 제외시키고 세이브 상황이 되면 김서현이 등판할 것이다.

- 손혁 단장과 절친해 둘만의 운영 등에 대한 우려가 따르는데.
내가 하려는 운영에 대해 어필했다. 독단적인 게 아닌 각 파트 전문가들의 의견에 비중을 많이 둔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극단적으로 가면 우려하는 부분들이 현실화될 수 있고 그러면 오히려 현명한 방법들을 찾아 대처해야할 때 잘못된 길로 갈 수 있기에 파트 코치들의 판단을 존중해 결정하려고 한다.

최원호 감독. /사진=OSEN
- 올해 목표는?
선수들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큰 틀에선 최근 야구 트렌드가 과거 1990년대 때와 비교해 경기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우지 않는다. 선발과 중간 투수, 타자들에게 어느 정도 시간을 둔다면 경기 운영 포인트는 중후반이 될텐데 개인적으론 리드하고 있을 때 중반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 리드 당하고 있을 때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엔 맡기는 게 90%였다면 이젠 벤치가 10~20% 이상은 개입해야 하지 않을까. 작전이나 선수 교체 등과 관련한 부분이 될 것이다.

- 승률 목표는?
경기를 들어가서 초중반을 봐야 오늘 경기를 잡을 수 있는지 아닌지 감이 생길 것이다. 매 경기 상황에 맞게 운영하도록 하겠다.

- 김원형 SSG 감독과 대결이 긴장될텐데
왜 하필 우리와 할 때 그러냐고 하시더라.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2년 동안 감독 생활한 팁도 말씀해주셨다. 우승팀 감독이지 않나. 짧지만 조언도 해주셨다.

- 문동주가 많이 좋아졌는데 어떤 게 좋아졌고 어떻게 시즌 보내게 할 것인가
문동주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부상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을 구단과 얘기해서 1차적으로는 4일 쉬고 등판하는 건 자제하려고 한다. 내일 들어가면 5일 쉬고 등판하고 화요일 등판하면 한 턴 정도 더 휴식을 주려고 한다. 이번주나 다음주 또 체크를 해서 의사 소견을 들어보고 시즌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 관리하려고 한다. 자세한 이닝이나 투구수 등은 차차 정해나가야 할 것 같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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