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딥] "크리스마스 트리도 우리 민족?"…가치 모르고 죽는 구상나무
최승훈 기자 2023. 5. 12. 17:09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해주는 건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죠!
서양에서는 거리 뿐 아니라 집 안에서도 트리를 장식한다는데요.
인조 나무보다는 진짜 살아 있는 나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 때 쓰이는 나무 이름이…'KOREAN FIR'?
"코리아가 왜 여기서 나와?"
알고 보니 우리나라 고유종이더라고요!
바로 '구상나무'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우리 민족이었어!”
우리나라에 선교하러 온 프랑스 신부이자 식물학자인 타케 그리고 포리가 1907년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발견했습니다.
두 신부는 그 표본을 미국 하버드대의 식물분류학자 윌슨에게 보냈죠.
윌슨은 1917년 한라산과 지리산에 와서 구상나무를 관찰하고는 새로운 종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 이후 구상나무는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돼, 요즘은 크리스마스 트리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삼각형 모양으로 예쁘게 자라고 잎이 부드러워서 찔려도 다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잎에서는 싱싱한 풀 향기가 나서 방안을 향긋하게 채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외국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구상나무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지리산에 올라가 보니 곳곳에 구상나무가 썩어서 쓰러져 있더라고요.
대부분 고사, 그러니까 말라 죽은 겁니다.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고, 봄에는 가뭄이 길어지다 보니 한창 자랄 때 필요한 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적인 고사 현상들이 일어났고요. 이런 것들이 최근 들어서 좀 더 기후 변화라든지 수분 스트레스라든지 기온 상승과 같은 이상 현상으로 인해서 좀 더 많은 고사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가 살펴보니 지리산 일대에서는 천왕봉과 반야봉 일원에서 고사가 가장 많이 일어났습니다.
보통 130년은 사는데, 80~90년 된 나무, 빠르게는 50~60년 된 나무들도 죽고 있습니다.
그나마 천왕봉 주변에서는 죽은 나무 옆에 후계목, 그러니까 아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어요.
하지만 반야봉에서는 아기 나무조차 자라지 않고 있죠.
이대로 가만히 두면 구상나무는 '절멸', 정말 흔적도 안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다 죽어~!”
구상나무의 미래, 전문가들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그 지역에 복원을 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대체 서식지를 발굴하여 그곳에 구상나무가 잘 살 수 있게 조건을 만들어준다든지,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그리고 유관 기관들이 나서서…]
'구상나무 죽는 건 참 안타깝긴 한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라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나 살기도 힘든데 말 없는 나무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죠.
좋은 말들 다 두고, 일단 구상나무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인다고 했잖아요?
한 그루에 수십만원에 팔립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 잎에서 추출한 정유가 피부 미백과 주름 개선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이고 있어요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신물질이 개발될 수도 있는 거고, 산업화도 될 수 있는 거고, 그 외에 다른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분명히 있을 건데 우리는 지금 알지 못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차후에 절멸된 다음에 그것이 그 결과들이 밝혀진다고 하면 되게 안타까운 사정이 되는 거죠.]
구상나무, 이대로 사라지게 두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요?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해주는 건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죠!
서양에서는 거리 뿐 아니라 집 안에서도 트리를 장식한다는데요.
인조 나무보다는 진짜 살아 있는 나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 때 쓰이는 나무 이름이…'KOREAN FIR'?
"코리아가 왜 여기서 나와?"
알고 보니 우리나라 고유종이더라고요!
바로 '구상나무'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우리 민족이었어!”
우리나라에 선교하러 온 프랑스 신부이자 식물학자인 타케 그리고 포리가 1907년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발견했습니다.
두 신부는 그 표본을 미국 하버드대의 식물분류학자 윌슨에게 보냈죠.
윌슨은 1917년 한라산과 지리산에 와서 구상나무를 관찰하고는 새로운 종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 이후 구상나무는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돼, 요즘은 크리스마스 트리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삼각형 모양으로 예쁘게 자라고 잎이 부드러워서 찔려도 다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잎에서는 싱싱한 풀 향기가 나서 방안을 향긋하게 채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외국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구상나무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지리산에 올라가 보니 곳곳에 구상나무가 썩어서 쓰러져 있더라고요.
대부분 고사, 그러니까 말라 죽은 겁니다.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고, 봄에는 가뭄이 길어지다 보니 한창 자랄 때 필요한 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적인 고사 현상들이 일어났고요. 이런 것들이 최근 들어서 좀 더 기후 변화라든지 수분 스트레스라든지 기온 상승과 같은 이상 현상으로 인해서 좀 더 많은 고사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가 살펴보니 지리산 일대에서는 천왕봉과 반야봉 일원에서 고사가 가장 많이 일어났습니다.
보통 130년은 사는데, 80~90년 된 나무, 빠르게는 50~60년 된 나무들도 죽고 있습니다.
그나마 천왕봉 주변에서는 죽은 나무 옆에 후계목, 그러니까 아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어요.
하지만 반야봉에서는 아기 나무조차 자라지 않고 있죠.
이대로 가만히 두면 구상나무는 '절멸', 정말 흔적도 안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다 죽어~!”
구상나무의 미래, 전문가들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그 지역에 복원을 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대체 서식지를 발굴하여 그곳에 구상나무가 잘 살 수 있게 조건을 만들어준다든지,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그리고 유관 기관들이 나서서…]
'구상나무 죽는 건 참 안타깝긴 한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라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나 살기도 힘든데 말 없는 나무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죠.
좋은 말들 다 두고, 일단 구상나무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인다고 했잖아요?
한 그루에 수십만원에 팔립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 잎에서 추출한 정유가 피부 미백과 주름 개선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이고 있어요
[명현호/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신물질이 개발될 수도 있는 거고, 산업화도 될 수 있는 거고, 그 외에 다른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분명히 있을 건데 우리는 지금 알지 못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차후에 절멸된 다음에 그것이 그 결과들이 밝혀진다고 하면 되게 안타까운 사정이 되는 거죠.]
구상나무, 이대로 사라지게 두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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