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치검사? 20년간 진영 가린적 없어”...참여연대와 설전
한 장관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참여연대가 저를 ‘정치검사’라고 했다. 정치검사라는 말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잘 보이기 위해 수사하는 검사를 말할 것”이라며 “제가 20여년 간 했던 수사 중 단 하나라도 그런 게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검사로 일하는 동안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력, 경제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불법을 단죄하기 위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를 겨냥해 “5년 내내 정권 요직에 들어갈 번호표 뽑고 순서 기다리다가, 정권 바뀌어 번호표 끊기자마자 다시 심판인 척하는 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참여연대가 심판인 척 않고 그냥 주전 선수 자격으로 말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나”고 했다.
앞서 한 장관과 참여연대의 설전은 참여연대가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시민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한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8명을 ‘교체 대상 고위공직자 1순위’로 꼽았다.
이에 한 장관은 즉각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참여연대도 한 장관의 입장문 형식을 그대로 인용해 “왜 검찰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치검사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척하는지 모르겠다”며 설전을 벌였다.
다음은 한 장관과 참여연대가 낸 입장문 전문
한동훈 장관의 1차 입장(5월10일)
‘참여연대’든 누구든 의견을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만,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참여연대’를 ‘중립적인 시민단체’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참여연대의 1차 입장(5월11일)
장관이든 누구든 시민단체를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만, 왜 검찰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치검사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척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를 공정한 국가기구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참여연대는 검찰권력을 감시하고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동훈 장관의 2차 입장(5월11일)
‘참여연대 정부’라고까지 불렸던 지난 민주당 정권 5년 내내, ‘참여연대’가 순번 정해 번호표 뽑듯 권력 요직을 차지하면서 권력에 ‘참여’하고 권력과 ‘연대’해 온 것을 국민들께서 생생히 기억하고 계십니다.
‘참여연대’ 출신으로 ‘민주당 정권 요직’이나 ‘민주당 의원’이 된 사람들을 한 번만 세어본다면, 양심에 찔려서라도 지금처럼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5년 내내 한쪽 팀 ‘주전 선수’로 뛰다가 갑자기 ‘심판’인 척한다고 국민들께서 속지 않으실 겁니다.
게다가 박원순 전 시장 다큐 같은 건에는 한마디도 안 하는 걸 보면, 앞으로 공정한 심판을 할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참여연대의 2차 입장(5월11일)
‘일국’의 법무부 장관으로 바쁘신 공무의 와중에 일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활동에 직접 답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리우는 윤석열 정권 1년 만에 전·현직 검사와 검찰 공무원들이 대통령실 등 권력 요직을 차지하면서 권력을 장악하고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을 국민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현 정권에 진출한 전·현직 검찰 인사들을 세어보고 이후 총선을 통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 진출하려는 검찰 관련 인사들을 헤아려 본다면, 양심에 찔려서라도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온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것으로 검찰공화국에 대한 비판을 비껴가려는 입씨름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25년간 어떤 정권에서도 정부보조금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참여연대를 깎아내린다고, ‘검사의 나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참여연대는 다음 주 윤석열 정부 검사의 나라 1년을 기록한 ‘검찰+보고서’로 찾아뵙겠습니다.
한동훈 장관의 3차 입장(5월12일)
어제, 참여연대가 저를 ‘정치검사’라고 했습니다. 정치검사라는 말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잘 보이기 위해 수사하는 검사’를 말하는 걸 텐데, 제가 20여년간 한 수사 중 ‘단 하나라도’ 그런 것이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검사로 일하는 동안,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력, 경제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불법을 단죄하기 위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립니다.
저는, 5년 내내 정권 요직에 들어갈 번호표 뽑고 순서 기다리다가, 정권 바뀌어 자기들 앞에서 번호표 끊기자마자 다시 심판인 척하는 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참여연대가 심판인 척 않고 그냥 주전선수 자격으로 말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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