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11언더 '폭풍샷'
경기 도중 드라이버 깨져
12·13번홀서 고전했지만
이글 1개·버디 9개 몰아쳐
'꿈의 59타'에 1타 모자라
"오늘 60타를 기록했다. 인생 최저타를 기록해서 굉장히 기쁘고 59타를 못 친 것이 한편으로는 아쉽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날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생존을 노리는 노승열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잡아내며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1라운드에서 11언더파 60타를 적어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014년 취리히 클래식 이후 9년 만의 우승이자 2019년 군 제대 후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아쉬움도 있다. 인생 최저타 기록이지만 딱 1타만 더 줄였다면 PGA투어에서 역사상 단 12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꿈의 59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이날 노승열은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다. 경기 도중 드라이버가 깨진 것. 12번홀에서 친 공은 목표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무려 70야드나 밀렸다. 드라이버 헤드에 금이 가 제대로 날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로컬룰에 따라 바로 교체를 할 수 없었고 13번홀에서 공이 왼쪽으로 휘는 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자 경기위원장은 클럽 교체를 허용했다. 갤러리 속에 있던 아내에게 라커룸에 있던 여분의 드라이버 헤드를 갖다달라고 부탁한 노승열은 16번홀에서 전달받아 직접 헤드를 바꾼 뒤 경기를 진행했다.
노승열은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 187위로 시드를 잃었지만 '전년도 페덱스컵 랭킹 150위 밖의 선수 중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현재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39개 카테고리 중 35번째로 톱랭커들이 빠지는 작은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다.
2014년 취리히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던 노승열은 당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장기 계약을 맺을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군복무를 하고 2020년 PGA투어에 복귀한 이후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후 서서히 기량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이 대회에 앞서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9차례 컷 통과에 성공했고 지난해 11월 RSM 클래식에서는 공동 15위에 오르기도 했다.
노승열은 "꿈의 타수인 59타에 1타가 모자라지만 만족한다"며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모두 잘됐다. 시작이 좋은 것처럼 마무리까지 멋지게 해보겠다"고 첫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18번홀에서 이글을 하면 59타를 칠 기회가 있었지만 바람이 조금 세서 5~10야드 짧을 것 같다는 생각에 끊어가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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