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조우형,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지분 공유했을 뿐”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영장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숨은 핵심’으로 꼽히는 조우형씨가 법원의 구속영장심사 과정에서 ‘천화동인 6호 지분을 일부 공유(보유)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소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가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 지분 일부 보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명의상 천화동인 6호 대표자였던 조현성 변호사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을 뿐이라는 취지다.

검찰은 조씨가 조현성 변호사를 명의자로 내세워 천화동인 6호를 소유하고 있었고, 2019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천화동인 6호에 배당된 이익 283억원을 수수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했다고 의심한다. 조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 당시 민간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 킨앤파트너스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을 도운 조력자로 알려져 있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 측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 당시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지분 공유’ 논리를 내세워 소명했다고 한다. 천화동인 6호와의 관련성을 인정하면서도 지분을 모두 보유한 실소유주는 아니었다고 한 것이다. 조씨 측은 대장동 사업 초기 과정에서 자금 조달 과정에 기여함에 따라 지분 일부를 받았을 뿐, 나머지 지분 일부는 조 변호사의 몫이었다고 주장한다.

조씨 측은 심사 과정에서 현재 재판 중이거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다른 대장동 관련자들보다 사업 관여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들어 ‘책임 소재를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고 한다. 조씨가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사업 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만 개입했을 뿐, 이후 민관합동으로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 및 세부적인 사안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도 이 같은 조씨 측 항변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지난 5일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법원은 조씨의 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 성립 여부, 공범들 사이의 구체적인 범행 기여도, 배임 손해액 산정 등 다양한 쟁점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해 조씨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조씨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만간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조씨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라는 것이) 충분히 소명됐다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던 것”이라며 “(법원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구속사유가 아닌 다소 이례적 사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구속 사유가 존재하는지 검토해 필요하다 판단되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