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규브랜드 디자인 설왕설래···비판 커지자 ‘시민 공모’
서울시의 새 브랜드 슬로건 디자인을 두고 설왕설래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부터 일각에서는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뒤늦게 자체 디자인과 별도로 시민 공모로 새 디자인을 제안받기로 했다.
서울시는 “슬로건 디자인 제작에 대한 시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슬로건 디자인 선호도 조사와 함께 시민이 직접 제안한 디자인을 접수받는다”고 12일 밝혔다.
공모 대상은 신규 브랜드 슬로건인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 의미를 담은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BI)이다. 본인 창작물뿐 아니라 기존 4개 후보안을 수정·보완해서 제안할 수도 있다.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접수하는 공모작은 서울의 정체성·독창성·적합성·명료성·상관성·확장 가능성 등을 전문가들이 평가해 최종 10개 작품을 선정한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을 각 1명씩 뽑아 200만~500만원 상금을 수여한다. 나머지 7명(상금 50만원)은 장려상을 수여한다.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신규 브랜드 디자인 후보 발표 후 많은 관심이 있었다”며 “선호도 조사, 공모전 수상작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거쳐 최종 브랜드 디자인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사용해온 ‘아이·서울·유’(I·SEOUL·U)를 대체할 슬로건으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을 지난달 확정했다. 이후 4개 신규 브랜드 디자인 후보를 대상으로 시민 선호도 조사를 오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여기서 최종 선택된 디자인을 발전 시켜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고 하반기부터 각종 상징물에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4개 후보의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지고, 기존 다른 제품 등에 사용 중인 로고 등과 유사해 서울시의 상징성과 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과거 서울시 슬로건 굿즈 기획에 제안한 디자인이 새 슬로건 브랜드 디자인으로 바뀌어 도용됐다”며 “저작권 의식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서울·유’로 제안한 디자인이 ‘서울 마이 소울’ 디자인 후보로 바뀌어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 측은 “‘서울 마이 소울’은 키워드만 시민 공모를 진행했을 뿐 BI 디자인은 외부 공모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4개 디자인 후보군은 한 업체를 선정해 큰 틀의 아이디어만 제안받은 뒤 세부 디자인은 관련 부서에서 자체 개발해 투표에 부친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표절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나 이번 디자인 개발 과정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슬로건 굿즈 관련 기획이 있었다면 6~7년 전인데 관련 자료는 현재 남아 있지 않아 참고 시안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디자인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상암동 하늘공원에 대관람차 ‘서울링’을 건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새건축사협의회는 살이 없는(Spokeless) 고리 형태의 구조로 제시한 서울시 안이 과거 ‘천년의 문’과 똑같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협의회는 “서울링과 천년의 문은 형태와 위치도 비슷한데 디자인까지 같다”며 “저작권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천년의 문 등 다양한 사례를 비교·참조하여 예시도 형태로 제시한 것으로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받아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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