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최원호 감독, "구단서 '이기는 야구' 셋업 주문, 김서현 필승조" [일문일답]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최원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취임 각오를 전했다.
한화는 11일 대전 삼성전을 4-0 승리로 마친 뒤 제13대 감독으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선임했다. 3년 총 14억 원의 계약 조건. 최 감독은 2019년 11월 퓨처스 감독으로 한화와 연을 맺은 뒤 2020년 6월 한용덕 전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아 100경기를 이끌었고 올해 5월 정식 감독으로 첫 선임됐다.
최 감독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취임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 감독은 "구단에서 내년부터는 시즌 초부터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올해 어느 정도 셋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 의뢰한 건 내년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 올해 투수, 야수 쪽에 셋업을 해달라고 했다"며 올해 팀 운영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최원호 감독과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갑작스럽게 (선임)돼서 정신이 없는 상태인데 당장 오늘부터 경기를 해야 한다. 최대한 선수들 동요하지 않게 선참 선수들에게 부탁했다. 일단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안정된 운영을 하려고 한다.
-2020년 감독대행 때와 다른 점은.
제일 크게 다른 건 14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았고 구단에서도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큰 변화를 원했다. 나도 거기에 동감했다. 그래서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시작했다. 지금은 최근 경기력이 괜찮은 상황에서 왔기 때문에 큰 변화보다는 변화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이기는 야구가 이슈다.
이기는 야구를 해달라고 한 건 아니었다. 내년부터는 시즌 초부터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올해 어느 정도 셋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 의뢰한 건 내년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 올해 투수, 야수 쪽에 셋업을 해달라고 했다. 셋업은 광범위한 포지션 배치에서 축소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 선정, 대체 선수 불가급, 타격 컨디션 좋은 선수들의 고정 라인업, 주전과 백업의 경계, 투수 쪽은 마무리 투수 포함 3명 정도의 필승조 정도가 셋업이다. 누가 추격조인지 누가 필승조인지 모르고 왔다갔다 하니까 그런 부분을 부탁했다. 수베로 감독이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시켜줘서 선수들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구단에서도 수베로 감독이 잘 이어온 것은 승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 관리,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등은 수베로 감독이 온 뒤 상당히 변화된 부분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서는 필요하다고 느낀다. 구단도 계속 이어가주길 바란다.
수정할 부분은 시프트 정도다. 시프트는 투수의 동의를 안 받은 상태에서 일반적인 총괄 시프트를 했다면 이제는 투수들의 동의를 얻은 뒤 시프트를 하려고 한다. 어제 새벽 1시반에 코칭스태프 미팅을 했다. 오늘 오후에 선수들에게 조사를 했고 다수 투수들이 좌타 슬러거에 한해서 (시프트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때만 그대로 할 거다. 주자가 3루에 있거나 병살 플레이를 해야 할 때, 우타자 때는 투수들이 시프트를 원하지 않아서 수정하려고 한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투수가 얼마나 좋은 피칭을 할 수 있게끔 수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동의를 얻지 않으면 투수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투수를 위한 시프트를 해야 한다. 극단적인 시프트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성공 확률이 높았던 좌타자 시프트에 한해 하려고 한다.
-시즌초 외국인 선수 문제가 컸는데.
단장님도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 스미스도 바로 아프고 오그레디도 부진하다. 퓨처스 처음 내려왔을 때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앞다리 체중 이동이 안 돼 골반이 뒤로 빠졌다. 배트를 감아돌리면서 공이 빗겨갔다. 퓨처스 타격코치와 함께 수정하는 과정에 1군에 올라왔다. 경기 때는 훈련만큼 나오지 않았다. 정현석 퓨처스 타격코치와 김남형 타격코치 더블 체제로 가려고 하는 건 전체 선수들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오그레디도 정현석 코치와 함께 했다. 조금 나아졌지만 더 많이 나아져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해준 이야기는.
팀워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가 좋은 분위기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로 바뀌어서 선참들에게 부탁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팀워크에서 가장 문제되는 게 오지랖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맡은 영역을 인지하고 최선을 다하면 모아져서 팀워크가 된다. 자기 일 아닌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 많은 조직은 팀워크가 잘 안 된다. 내 영역을 인지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는 선수들 중에 특히 여린 선수들, 멘탈이 약한 선수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다. 끊임없이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선수 다수는 핑곗거리를 찾는다.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부정적으로 핑계를 찾는 사람이라면 바꿔봐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꿔나간다면 결실이 언젠가는 온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한 경기 한 시즌 나아가야 한다.
-오그레이 기용법은.
오늘도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타격코치들과 매일 상의하겠다. 나도 타자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타격 같은 것은 느낌이 한 번에 탁 올 때가 있다고 하더라. 전문 분야를 맡고 있는 타격코치들과 상의해보겠다. 오늘은 일단 선발 출장은 아니지만 내일이라도 나갈 수 있다.
-필승조 윤곽은.
박승민 투수코치, 이동걸 투수코치, 이대진 수석코치와 내가 논의를 해서 현재 마무리를 하고 있는 박상원은 그대로 마무리를 한다. 김서현, 강재민을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강재민과 박상원은 2연투를 했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는 배제시킨다. 그래서 오늘은 세이브 상황이 되면 김서현을 세이브로 시키려고 한다.
-손혁 단장과 관계에 대한 우려는.
개인적으로 단장님에게도 내가 하려는 야구에 대해 충분히 어필했다. 독단적인 운영이 아니라 각 파트의 전문가들에 의중을 두는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독단적인 운영으로 가면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우리가 더 현명한 방법을 찾아 대처해야 하는데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다. 각 파트 코치들의 판단을 존중해서 경기 운영에 대입시키려고 한다.
-올해 목표는.
부상을 최소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적극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는 최근 야구 트렌드가 1990년대와 비교하면 경기 초반부터 승부를 띄우는 야구가 없다. 투수들의 컨디션에 시간을 줘야 한다고 본다면 리드하고 있을 때 중후반, 리드당할 때 중후반 경기 운영이 포인트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맡기는 게 90%였다면 벤티착 어느 정도 개입하는 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승률 목표는.
어제 통보를 받아서 구체적인 승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를 들어가서 초중반을 봐야 오늘 경기를 잡을 수 있겠다 아니다 라는 감이 생긴다. 한 경기 한 경기 상황에 맞게 운영하겠다.
-SSG와 첫 경기 데뷔전 각오는.
김원형 감독님과 방콕아시안게임 룸메이트였다. 오늘 김원형 감독님이 오셔서 축하해주셨고 하필 왜 우리랑 하냐고 하더라. 2년간 감독 한 이야기도 해주셨고 좋은 조언도 해주셨다.
-문동주는 어떻게 관리할 계획인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기 때문에 부상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그래서 우리가 구단과 논의해서 1차적으로는 4일 쉬고 등판하는 걸 자제하려고 한다. 화요일날 등판하면 한 턴 정도 빼서 휴식을 주려고 한다. 다음주 내에 체크해서 의사 소견 들어보고 시즌 전과 어떻게 달라졌나 추적 관찰해서 관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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