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년, 여성노동 정책 실종... 여성=기혼 맞벌이 노동자 인식에서 벗어나야"

오지혜 2023. 5. 12. 16: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성노동단체들이 현 정부 들어 여성노동 정책이 퇴행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현 정부의 여성고용정책은 일-가정 양립지원, 적극적 고용 개선조치, 노동위원회를 통한 고용상 성차별 시정제도 정도로 축약된다"면서 "여성을 '기혼 맞벌이 노동자',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자녀 양육, 돌봄, 노동할 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연대회의, 12일 여성노동정책 평가 토론회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12일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최한 '윤석열 정부 1년, 차별과 퇴행의 시대! 젠더 관점으로 살펴본 여성노동정책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공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성노동단체들이 현 정부 들어 여성노동 정책이 퇴행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나마 추진되고 있는 여성노동 정책마저 일-가정 양립지원이나 경력단절 예방 등 기혼 맞벌이 여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여성을 저출생 대응을 위한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탈피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최한 '윤석열 정부 1년, 차별과 퇴행의 시대! 젠더 관점으로 살펴본 여성노동정책 평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여성 정책은 보수정부로 정권이 바뀌어도 명맥을 이어오는 특징이 있는데 현 정부는 별도의 여성 노동 정책도 없고 이렇다 할 청사진도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구조적 성차별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젠더격차지수(GGI)에서 한국은 지난해 기준 146개국 중 99위로 하위권이었고, 경제 참여와 기회 영역은 115위로 특히 낮았다. 김 교수는 "입직부터 가해지는 성차별, 공정한 기회의 차단, 돌봄 집중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집중 노동의 저평가, 일터의 성희롱 등 노동시장 성차별로 인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여전히 30.2% 수준"이라며 "또 여성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인 점 등 고용에서의 불안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노동연대회의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 1년, 차별과 퇴행의 시대! 젠더 관점으로 살펴본 여성노동정책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노총 제공

김 교수는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저출생 해결을 위한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의 여성고용정책은 일-가정 양립지원, 적극적 고용 개선조치, 노동위원회를 통한 고용상 성차별 시정제도 정도로 축약된다"면서 "여성을 '기혼 맞벌이 노동자',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자녀 양육, 돌봄, 노동할 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노동시장 개혁, 성평등 없이는 저출생 고령화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하고, 여성을 저출생 대응 도구로 바라보는 현재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성별 임금격차 등 구조적 성불평등을 해소할 정책을 내놓고 이에 대한 로드맵과 건실한 추진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 최대 69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여성 노동자에게 더 큰 해악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은 "여성에게 돌봄 역할이 계속 부여되는 한, 주 69시간 임금노동은 (돌봄에 시간을 들여야 하는) 여성에겐 불가능에 가까워져 결국 여성은 불완전한 노동자가 되고 시장 진입조차 어려워지게 된다"면서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은 공고해지고, 여성은 더욱 열악한 일자리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